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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장

“알겠어요.” 나는 앞치마를 입었다. “나한테 맡겨요. 윤지 씨는 돌아가도 돼요.” 김윤지는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를 떴고 나는 그들에게 다가갔다. “주문하실 건가요?” “주호야, 얘 서은아 아냐?” 강주호는 내가 가게 안으로 들어왔을 때부터 계속 날 힐끔댔고 나는 굉장히 불쾌했다. “응.” 강주호는 메뉴판을 들면서 건방지게 말했다. “서은아 맞아.” 사람들은 의아해하거나, 의문스러워하거나,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시고 싶은 거 있으면 다 시켜. 오늘은 내가 살게.” 강주호는 메뉴판을 들고 친구들에게 얘기했다. 그들은 날 몰래 힐끔대면서 아무거나 시켰고 나는 그것들을 기록한 뒤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나는 여러 번 오가면서도 강주호에게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았다. 마지막 커피는 강주호의 것이었는데 강주호는 내가 그에게 할 얘기가 있어서 일부러 그의 커피를 마지막에 준 건 줄로 알았다. 그러나 사실 난 단순히 그의 커피를 만들어 주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나는 강주호의 앞에 커피를 내려놓은 뒤 몸을 돌렸다. “서은아.” 결국 강주호가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나한테 하고 싶은 말 없어?” 나는 고개를 돌려 강주호를 보았다. “당연히 있지.” 강주호는 예상했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 화 풀릴 때도 되지 않았어? 네가 성질만 부리지 않는다면 우린 다시 화해해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어. 그리고 오늘부터는 남 밑에서 이렇게 일할 필요도 없어.”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내 돈 언제 갚을 거야?” 강주호는 내 말을 예상하지 못한 건지 당황했다. “뭐라고?” “못 들었어?” 나는 두 걸음 정도 다가가서 크지도 작지도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 돈 언제 갚을 거냐고.” 강주호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주호야, 무슨 돈?” “너 서은아에게서 돈 빌렸어?” 주변에 있던 그의 친구들은 끊임없이 물었고 강주호는 표정이 아주 어두웠다. “얼만데? 내가 주호 대신 갚을게.” 강주호 곁에 있던 남자가 말했다. “얼마야?” 나는 차분한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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