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장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쓰레기 같은 강주호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천천히 멈춰 서서 강주호를 바라보았다.
“은아야, 너 아직 나 사랑하는 거 맞지?”
강주호는 내가 멈춰 서자 황급히 내게 달려와서 반짝이는 눈으로 날 바라봤다.
“네가 날 아직도 사랑할 줄 알고 있었어.”
“하.”
나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무슨 근거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넌...”
강주호는 조금 머쓱한 얼굴로 말했다.
“넌 주씨 가문의 딸이잖아. 그런데 날 위해서 그렇게 많은 일을 하면서 월급도 전부 나한테 줬잖아. 당연히 날 사랑해서 그런 거 아냐?”
“아, 그리고 내가 어제 너한테 줬던 것도 나한테 돌려주지 않았어. 내가 준 걸 받아줬다는 건 나랑 화해할 마음이 있다는 거지?”
나는 강주호의 근거 없는 자신감과 황당한 논리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윽...”
노유진이 고개를 내밀었다.
“내가 설명할게. 어제 네가 준 걸 되돌려주지 않은 이유는 어제 은아가 돌아온 뒤 내가 네 선물을 전해주는 걸 깜빡했기 때문이야. 만약 다시 가져가고 싶다면 잠시 뒤에 우리 기숙사로 친구를 보내.”
강주호는 어리둥절했다.
노유진은 한 마디 더했다.
“은아가 잠시 뒤에 돌아가면 던져줄 거야.”
노유진의 말을 들은 강주호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은아야, 너 꼭 이렇게 매정하게 굴어야겠어?”
나는 강주호의 말에 웃음이 터졌다.
“내가 매정하다고? 강주호, 어떻게 그런 말을 그렇게 뻔뻔하게 할 수 있어?”
“내가 널 좋아했던 건 내 눈이 삐었었기 때문이고 일해서 번 돈을 네게 준 건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기 때문이야.”
나는 차갑게 웃었다.
“강주호, 난 앞으로 너랑 전혀 엮이고 싶지 않아. 대신 딱 하나 네가 해줘야 할 게 있어. 내가 너한테 썼던 돈 전부 갚아.”
강주호는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대꾸했다.
“뭐라고? 돈을 갚으라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계산해 보니까 그동안 내가 너한테 3,020만 원 정도 썼더라. 20만 원은 그냥 준 걸로 할게. 3,000만 원만 갚아.”
강주호는 처음엔 이해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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