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장

그는 행동으로 자신이 고인아를 싫어한다는 걸 티 내고 있었다. 지금 고인아는 강씨 가문에서 아버님한테 미움을 샀고 남편도 무시하는 처지였다. 그녀는 한숨을 쉬며 피곤해서 신혼 방으로 갔다. 빨간색으로 장식된 신혼 방은 그녀한테는 조롱 같았다. 그녀는 소파를 정리하고 방에 있는 다른 물건을 만지지 않고, 바로 소파에 누워 눈을 감았다. 강시장이 안방으로 들어가자 와이프 위애화는 이미 이불 속으로 들어갔었다. "애화야, 네가 인아랑 같이 있어 줘. 오늘 결혼 첫날인데 진우가 무시해. 소문이라도 나면 우리 강씨 가문이 욕먹어." 위애화는 원래 이 결혼을 동의하지 않았었다. 그녀가 거절했지만 아무도 그녀 말을 듣지 않았다. "자기 남자도 못 남긴대? 난 안 가." "애화야, 네가 형수잖아. 강씨 가문 안주인이고, 네가 가는 게 맞아." "뻔번하게 시집온 거잖아, 걔가 어울린다고 생각해?" 위애화는 불을 꺼버렸다. "자." 밤늦게, 강진우는 운전해서 연남 별장으로 갔다. 연남 별장은 그의 진정한 "집"이었다. 평소 그는 혼자 연남 별장에서 살고 있었고 일 년에 본가에서 자는 날은 열흘도 되지 않았다. 그는 본가에서 자는 게 불편해서 결국 자기 집으로 왔다. 주차하고 나자 문 어구에 어떤 여자가 취해 있었고 손에 술병을 들고 눈을 게슴츠레 뜨고 차 불빛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 차 불빛이 꺼지자, 강진우가 차에서 내려왔다. 그는 문 어구로 가서 물었다. "네가 왜 여기 있어?" 구유아는 그를 보고는 눈물을 먼저 흘리고 말했다. "왜, 왜 그 여자랑 결혼한 거야?" 그녀의 눈물은 눈가에서 코끝으로 흘러내렸는데 눈이 빨간 게 오랫동안 운 것 같았다. 구유아는 빨간 치마를 입고 그의 문을 막아서서 물었다. "진우야, 대답해 봐." 그녀는 너무 울어 힘이 없었고 마치 누군가한테 힘을 다 빼앗긴 듯 일어설 힘도 없었다. 강진우가 말했다. "너 취했어." "아니야, 진우야, 너 내 마음 알잖아, 내가 널 15년이나 좋아했어. 네 곁에서 제일 오래 있은 여자라고, 난 네가 결혼하면 분명 나랑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왜 걔야? 정말 나보다 어려서야?" 강진우는 계단에 올라가 그녀를 들어 안고 연남 별장으로 들어갔다. 구유아는 계속 말했다. "너 그런 사람 아니잖아, 왜 걔랑 결혼했는지 알려줘, 너 분명 걔를 안 사랑하잖아, 넌 나를 사랑하잖아." 강진우는 그녀를 소파에 내려놓았다. "술 깨면 집에 가." "싫어!" "내 말이 맞으니까 도망가려는 거잖아. 진우야, 네가 정말 걔를 사랑하면, 오늘이 첫날밤인데 혼자 여기 오지 않았을 거야. 네가 사랑한다면 걔를 본가가 아닌 여기로 데려왔을 거야." 구유아는 부서질 듯 울며 말했다. "내가 널 15년이나 좋아했고 널 잘 알아. 연남 별장에 들어올 수 있는 여자가 진짜 네가 좋아하는 여자야. 진우야, 그 여자가 나 맞지? 하지만, 왜 걔랑 결혼한 건데, 걔가 대체 누군데, 왜 우리 감정에 끼어드는 건데." 구유아는 강진우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알고 나서부터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가 결혼식장에 가서 난리를 칠까 봐 가둬두었다가 밤이 되어서야 풀려났다. 구유아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랑 결혼했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었다. 강진우는 다리 옆에서 흐느끼는 여자를 보았다. 그녀가 물은 말에 그는 해명할 수 없었다. 결국, 그는 구씨 가문 사람한테 전화했다. "지금 여기 있어요, 취했으니까 와서 데려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