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좋아, 그럼 고씨 가문이 '굶어 죽더라도' 강씨 가문한테 도움을 안 청하는지 볼 거야." 강진우는 휴대폰을 꺼내 비서한테 지시를 내렸다. "고씨 가문 인수해." "대표님, 어느 고씨 가문이요?" "장인어른 가문 말이야." 강진우는 고인아를 쳐다보며 말을 내뱉었다. 고인아는 분노에 차서 강진우를 때리고 싶었다. 그녀는 숨을 가쁘게 쉬며 다급해서 본성을 내보였다. "강진우, 상업계 제왕 같은 소리하네." "너..." 그는 고인아가 이렇게 바로 욕할 줄 몰랐다. 고인아는 저녁에 손님을 대접할 때 입고 있었던 드레스를 입고 신혼방을 나왔다. 그녀는 문을 나올 때 아무 하인의 손이나 잡고 물었다. "어르신은요?" 그녀의 행동에 하인은 깜짝 놀랐다. "안, 안방에 있어요." 그녀가 또 물었다. "어르신 안방이 어디예요?" 하인이 한 곳을 짚었다. 그때, 모퉁이에서 귀부인이 걸어 나왔는데 고인아는 나이와 옷차림을 보고 그 사람이 바로 강진우의 형수님이자 시장 와이프인 위애화인 걸 알아챘다. 위애화가 하인한테 말했다. "먼저 가봐." 하인은 허리를 숙이고 뒷걸음치며 갔다. 고인아는 위애화를 쳐다보았는데 "형수님"이라는 말이 정말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고인아의 엄마보다도 세 살이나 많았다. 위애화가 걸어가 고인아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아버님은 왜 찾아?" "저한테 약속한 걸 하지 못했거든요." 위애화는 뒤에서 걸어오는 강진우를 보더니 부부를 서로 번갈아 보며 말했다. "신혼 밤에 방에 있지 않고 다들 알아보라고 이렇게 나오는 거야?" 위애화는 아주 엄숙하게 고인아와 강진우를 혼냈다. 강진우가 말했다. "형수가 상관할 바 아니에요!" 위애화는 강진우한테 그런 말을 듣자 낯빛이 안 좋아져서 분노에 차서 떠나갔다. 고인아는 조금 전 하인이 가리킨 방향으로 걸어갔다. 강진우 아버지의 문 어구에서 집사를 만났고 집사도 고인아와 강진우를 보았다. "도련님, 사모님, 지금 방에 있지 않고 왜 여기 오셨어요?" 고인아가 답했다. "어르신 만나러 왔어요, 약속 안 지켰거든요." "어르신이 주무셨으니 내일 얘기하시죠." 그때 방에서 소리가 들렸다. "집사, 먼저 서재에 가 있으라고 해." 5분 뒤, 강진우 아버지는 겉옷을 걸치고 서재에 나타났고 소파에는 신혼부부가 앉아 있었다. 고인아는 얼굴에 분노가 가득했고 강진우는 그런 그녀를 보며 눈을 게슴츠레 떴다. '고씨 가문을 인수한다고 했는데 왜 먼저 아버지를 찾으러 온 거지?' "무슨 일이야?" 고인아는 일어서 강진우 아버지한테 걸어갔다. "어르신, 강씨 가문에서 절대 고씨 가문 건드리지 않는다고 약속했잖아요." 강진우 아버지는 소파에 담담하게 앉아 있는 강진우를 쳐다보았다. 그는 자기 둘째 아들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대충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챘다. "너 먼저 나가봐, 내가 진우랑 얘기해 볼게." 고인아가 여기까지 왔는데 더 말하지 못하게 하고 먼저 나가라고 했다. 그녀는 자기 집과 관련된 일이라 무고한 희생을 하고 싶지 않았다. 강씨 가문에 시집오면, 회사가 인수당하고 시집오지 않으면 회사가 파산하게 된다. "어르신, 어르신이 약속 안 지키시면 저도 못 지켜요." "나가!" 강진우 아버지는 버럭 소리 질렀다. 고인아는 주먹을 꽉 쥐더니 뒤돌아 나갔다. 서재에서, 강진우 아버지가 둘째 아들에게 말했다. "지시 거둬, 고씨 가문 건드리지 마." "영감님, 대체 무슨 약점을 잡힌 거죠?" 강진우가 묻자 강진우 아버지가 답했다. "강진우,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다시 한번 고씨 가문 건드리면 가만 안 둬." 아버지가 이렇게 진지한 모습이 흔하지 않았기에 강진우는 바로 흥미가 생겼다. "둘 사이에 무슨 비밀이 있는지 점점 궁금해 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