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2장
고연화가 나른하게 하품을 했다.
“그냥요, 여기가 비었잖아요! 자리도 훨씬 넓고! 탁지훈 씨, 옆에 앉아도 괜찮죠?”
탁지훈이 싱긋 웃어보였다.
“그럼요, 누가 안 괜찮을것 같긴 한데.”
그러면서 탁지훈이 허태윤 쪽으로 눈썹을 으쓱거렸다.
허태윤은 그 와중에도 고개 한번 들지 않은채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느긋하니 휴대폰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고연화는 힐끗 남자를 흘겨보곤 이내 시선을 거둔채 손을 뻗어 간식 몇 가지를 집어왔다.
그리고는 몸을 약간 틀어 SF영화가 틀어져 있는 티비화면을 멍하니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여택은 소파 손잡이에 반쯤 겉터앉아 여자들과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더니 이따금 몸을 돌려 육경배와도 몇 마디를 주고 받았다.
겉 보기엔 평화롭지만 분위기는 묘한 저기압을 감돌고 있었다......
“연화 씨, 앨범 나도 봤는데 너무 잘 나왔던데요? 사진으로만 본게 아쉽긴 하지만요.”
탁지훈이 쥬스 한 잔을 따라주며 웃어보였다.
고연화는 쥬스를 받아들고 고맙다는 인사만 한채 입에 가져가진 않았고 그 모습을 건너편에 있던 남자가 힐끗 쳐다봤다.
쥬스잔을 내려놓은 고연화가 탁지훈에게 말했다.
“제가 볼게 뭐가 있다고요. 탁지훈 씨 결혼할때면 더 예쁜 신부 모습 직접 볼수 있을텐데요.”
“그 말도 일리는 있네요! 근데 난 내가 좋아하는 여자랑 결혼하고 싶거든요. 이를테면......”
마치 ‘연화 씨 말이에요’하는것만 같은 탁지훈의 말에 고연화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할일 없는 탁지훈이 또다시 남의 사이를 이간질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던 찰나, 위에서 유영이 우다다다 내려오며 소리쳤다.
“숙모!”
도마 위에서 울리는 칼소리마냥 빠른 유영의 다급한 발걸음소리다.
“숙모......그게......”
유영은 어찌나 급했는지 숨을 헐떡이며 창백한 표정까지 짓고 있었다.
피곤해진 고연화는 유영이 또 육호중 일 때문에 유난을 떠는줄로만 알고 미간을 찌푸렸다.
“됐어, 그 일은 더 이상 안 끼어들거니까 알아서 해.”
그러자 유영이 얼굴을 확 찡그렸다.
“그......그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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