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4장
대문을 나가기 직전, 고개를 휙 돌리다 우연히 그 모습을 본 고설아는 심장마비에라도 걸릴것처럼 발작을 일으켰다.
저 시골 촌년이 뭔데 도련님이 저렇게 다정하게 챙겨줘!
고연화가 끼어들지만 않았어도 지금쯤 저 품에서 애교 부리고 있을건 난데!
딱 기다려, 절대 편히 살게 내버려 두지 않을거니까!
......
고연화를 들어안고 올라가는 허태윤을 할머니가 흐뭇하게 바라보셨다.
“이래서 인연 만나면 사람이 변한다더니, 예전 같았으면 평생 어디 태윤이 저런 모습 보기라도 했겠어!”
진작에 질릴 정도로 봐왔던 허윤진은 그저 어깨를 으쓱거릴 뿐이었다.
하긴 고연화한테 푹 빠져서 오빠가 변한 구석이 한 두가지가 아니긴 하지.
한편, 휠체어를 밀고 천천히 거실로 나오다 마침 그 모습을 본 어르신이 얼굴을 찡그리며 투덜거렸다.
“체통없이, 눈꼴 사납긴!”
그 말에 할머니가 어르신을 홱 돌아보며 쏘아붙였다.
“왜 이래? 이 영감이 왜 또 시비야?”
“저 놈은 어디서 저런 애를 데려온건데! 돌아오는 날부터 쳐들와서 소란을 부리지 않나!”
할머니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그때 결혼하라고 재촉한건 당신 아니었나? 왜? 정작 꽁냥거리는거 보니까 또 불쾌한가 보지?”
그때 일만 생각하면 어르신은 머리가 지끈지끈거렸다.
“저 놈이 하도 여자한테 관심이 없으니까 취향 이상한거 아니냐고 소문까지 돌았잖아! 내 어디 창피해서 머리를 들고 다닐수가 있어야지! 그랬더니 저런 애를 데리고 와? 그것도 윤진이보다 한 살 어리기까지 한 애를? 그때 그 여자애가 훨씬 낫겠구만!”
그 말에 할머니가 사색이 되신채 다급히 어르신의 입을 막아버렸다.
“말조심해 좀! 연화가 듣겠어! 내가 오후에 당부한거 그새 잊은거야 당신?”
어르신이 할머니의 손을 뿌리치며 고집스레 말했다.
“들으면 듣지! 내가 새파랗게 어린 애 눈치까지 봐야 돼!”
할머니가 한심하다는듯 이마를 턱 짚었다.
“됐어됐어! 서재 가서 책이나 읽으셔! 윤진아, 할아버지 서재로 모셔다드려!”
허윤진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훨체어 방향을 틀었다.
어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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