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3장
“보라야 가자! 저 사람들이랑은 말할 가치도 없으니까 엄마가 어떻게든 억울함 풀어줄게!”
이윽고 밖에선 무례하기 그지없는 여자의 아우성과 흐느끼는 딸의 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두 모녀가 쫓겨난 뒤 거실엔 고백천 일가만이 멀뚱멀뚱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허윤진이 허리에 손을 척 올리고는 말했다.
“왜요? 세 사람은 여기서 하룻밤 묵고라도 가게요?”
그 말에 정신을 번뜩 차린 세 사람이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떠나기 전, 고백천은 걱정이 앞섰는지 냅다 책임전가를 시전했다.
“할머님, 도련님, 두 사람은 앞서 저희 집에 와서도 이런 식으로 행패를 부렸었습니다. 저희도 어쩔수 없이 데리고 연화한테 온 거예요......그러니 앞으로 저 사람들이 무슨 짓을 하건 저희와는 상관 없습니다!”
두려움이 앞서 책임을 전가하는 고백천의 모습에 할머니가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런 남자가 손주 며느리 양부였다니.
어쩜 연화랑은 하늘과 땅 차이일까! 그래도 착한 연화가 이 비열함과 천박함에 오염되지 않은게 천만다행이다!
할머니 뿐만 아니라 허윤진 여기 고백천 같은 인간들이 아니꼬왔는지 손을 휘휘 저으며 말했다.
“가세요 가, 여기서 눈에 거슬리게 하지 말고 가시라고!”
허태윤은 더 이상 고백천에겐 눈길도 주지 않은채 품에 안긴 애송이에게 다정하게 말했다.
“방금 유영이가 연화 씨 찾았는데 계속 연락이 안 된다네.”
몸을 더듬거려보니 그제야 휴대폰을 깜빡한게 떠오른 고연화다.
“휴대폰 안방에 두고 나왔거든요. 근데 무슨 일이래요? 아저씨한텐 말했어요?”
허태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니, 절대 나한텐 안 말하고 당신한테만 말할거라던데.”
“그럼 이거 좀 놔봐요. 지금 올라가서 연락해 볼테니까.”
“같이 가자.”
말이 끝나기 무섭게 허태윤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고연화를 번쩍 안아들었다......
귀며 얼굴이며 목덜미까지 새빨개진 고연화가 으름장을 놨다.
“아저씨! 할머니도 계시는데 뭐하는거예요! 내려줘요 얼른!”
허태윤이 아무렇지 않게 할머니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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