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9장
낮은 중저음의 남자 목소리와 함께 힘있으면서도 절도 있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약속이나 한듯 동시에 고개를 휙 돌린 사람들이 그만 흠 잡을데 없이 준수한 남자의 이목구비에 넋을 잃고 말았다.
특히 고설아는 더더욱 말이다. 이미 허태윤을 본 적 있던 고설아는 다시 마주친 남자를 보며 터질듯한 심장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의 남편이 돼야만 했을 이 남자를 고연화 저게 뺏어갔으니!
고연화만 아니었어도 사모님 자린 내껀데!
부글부글거리는 사이, 남자는 고연화 곁에 앉더니 고연화가 마시던 찻잔을 아무렇지 않게 들어 고상하게 차 한 모금을 홀짝 마셨다.
친근한 두 사람의 모습에 사람들이 놀라움과 부러움, 그리고 질투가 섞인 눈빛을 한다.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던 여자아이마저 뭔가에 홀리기라도 한듯 고개를 들어 허태윤의 얼굴을 바라봤다......
반면 고연화만이 별다른 반응도 없이 남자를 힐끗 쳐다보고는 이내 시선을 거뒀다.
거실을 둘러싸고 있는 불청객들을 바라보며 허태윤이 실눈을 떴다.
“다들 제 와이프 모함하려고 먼 길 하신거라면 지금 가도 늦지 않습니다. 더 행패 부렸다간 저 역시 가만 있지 않을테니까요.”
별거 아니라는듯 덤덤하게 말하지만 무언의 압박이 섞인 허태윤의 말에 다들 저도 모르게 머리카락을 곤두세웠다.
고씨 가문 세 식구는 진작에 허태윤의 진면모를 보았었기에 입을 꾹 다물었고 고설아는 여전히 헤벌레해선 남자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허나 중년 여자는 허태윤의 기에 눌리고서도 포기하지 않은채 겁도 없이 입을 열었다.
“선생님은 아마 고연화 현 남편분이시겠죠?”
허태윤의 ‘현 남편’이라는 세 글자에 못마땅해 하며 여자를 서늘하게 쏘아봤다.
무슨 애송이한테 전남편이라도 있었다는듯이 말하네!
“그런데요?”
무감하게 쏘아붙이는 허태윤의 태도에 중년 여자가 목을 움츠리며 말했다.
“허 선생님, 마침 잘 오셨습니다! 전 결코 고연화를 모함한 적이 없으니까요! 와이프인 고연화가 제 딸의 수능 성적표를 빼앗은 탓에 대학교도 가지 못한 딸이 불쌍하고 안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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