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9장
거의 매일이다 싶이 다려주신 보약 때문에 기가 차고넘쳐 코피까지 흘렸더랬지......
그때 일만 생각하면 죄책감이 몰려왔던 할머니는 손자를 흘겨보고는 다시금 미안함 섞인 눈빛으로 고연화를 보며 말했다.
“연화야, 할머니 그땐 일부러 그런게 아니었어. 이번엔 매일마다 먹으란 말은 안 할게! 그래도 지금 너무 말랐으니까 가끔씩은 먹어줘도 괜찮아.”
고연화가 엷은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다 저 위해서 그러신거 라는거 알아요.”
귀여운 외모에 눈치도 빨라, 착하기까지 한 손주 며느리는 어디 하나 나무랄데가 없었지만 할머니는 되려 큰 손자에겐 불만이 많으신듯 하다.
“태윤아 넌 애가! 대체 그동안 연화 어떻게 챙겨줬길래 애가 빼빼 말랐어!”
곁에 있는 의자를 빼 자리 잡은 허태윤이 고개를 틀어 고연화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보더니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그러게요 왜 이리도 빼빼 말랐는지. 할머니 말씀대로 애송이 살 좀 찌워야겠어요!”
부드럽고도 다정한 모습이 마치 아기 고양이 바라보듯 했다.
갑자기 남자가 고연화에게 훅 다가와 귓가에 대고는 속삭였다.
“할머니가 주신 삼계탕 먹기 싫으면 나한테 줘, 꾸역꾸역 삼키지 말고.”
고연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소화도 안 됐는데 어떻게 먹나 하며 골치를 앓던 고연화의 마음을 읽어내기라도 하듯 허태윤이 넌지시 말을 건넸다.
할머니는 얼굴을 바짝 붙이고 속닥거리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엄마 미소를 짓더니 어르신의 팔을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
“여보 저거 좀 봐! 무뚝뚝하던 우리 손자 맞냐고!”
본체 말수가 적으신 어르신은 다정하게 말하는 손자의 모습을 보며 얼굴을 구길뿐 별다른 대답이 없었다.
자꾸만 의미를 모르겠는 복잡미묘한 눈빛을 보내오는 어르신의 모습이 고연화도 당연히 얼굴에 와닿았다.
어르신이 할머니처럼 자신을 좋아하는건 아니라는걸 말이다......
끊임없이 음식을 집어주시는 할머니 때문에 어쩔바를 몰라하고 있을때, 눈치 빠른 허태윤은 몰래 접시에 있는 음식들을 깡그리 비워주며 난처한 상황을 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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