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7장
허나 무슨 일인지를 알리 없던 허태윤은 고연화의 부름에 한껏 진지해진 채로 물었다.
“왜?”
“나한테 숨기는거 없어요?”
흠칫 놀라는가 싶더던 허태윤이 이내 자연스럽게 고연화의 말랑말랑한 볼을 부여잡았다.
“갑자기 그런건 왜 물어?”
고연화는 허태윤의 손을 피하지도, 그렇다고 기분 좋게 받아주지도 않은채 그저 쌀쌀맞은 눈빛만을 보내왔다.
“꿈도 꿨어요, 아저씨한테 심하게 배신 당하는 꿈까지요! 그래서 묻는거예요, 진짜 나한테 비밀로 한거 없어요? 거짓말한건?”
어젯밤 악몽에서 벌떡 일어나던 고연화의 모습이 떠올랐는지 허태윤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직도 어제 꿈 때문에 화 내는거야! 꿈은 꿈일 뿐이니까 걱정 마.”
그럼에도 고연화는 무감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허태윤 씨, 빙빙 돌리지 말고 내 질문에 대답하죠? 대체 숨기는게 있는거예요 없는거예요? 속였다거나! 지금이라도 솔직히 말하면 나 절대 화 안 낼거예요! 근데 후에 들통날땐 우리 사이도 끝날줄 알아요!”
갑작스레 몰아 붙이는 모습이 이상하고 낯설었는지 허태윤이 눈을 가느다랗게 뜨며 말했다.
“없어.”
“확실해요?”
2초간의 정적이 흐르고 그제야 허태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고연화는 그렇게 한참을 말도 없이 어두운 눈빛으로 허태윤을 뚫어져라 쳐다보기만 했다.
이내 평소와 같이 턱을 탁 부여잡곤 입맞춤을 하러 들이대는 허태윤에게서 고연화는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
“오늘은 할아버지 할머니 오셨으니까 좀 자제해요!”
배를 못 채운 남자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허태윤이 다시금 고연화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갖다대곤 말했다.
“또 뽀뽀 못하게 해? 강성 그룹 가서 오빠는 보면서도 나 보러는 안 왔다?”
그걸 어떻게 알았을까 흠칫 놀라던 고연화가 이내 다시 평정심을 되찾았다.
하긴, 서울 바닥에 허태윤이 모를 만한 일이 없지! 그 누구도 허태윤 눈은 못 피하니까!
기분이 영 별로였던 고연화는 어떻게 알았는지 묻지도 않은채 눈을 내리깔곤 말했다.
“강준영 오빠 받아들인적 없어요! 아저씨 마음대로 나한테
![](/images/book/appLock.png)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