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5장
고연화가 내린 뒤에도 창문을 내려 쓸데없는 소리를 파다하게 늘어놓던 강현월은
“행운을 빌어요 언니”라는 말을 끝으로 떠나가 버렸다.
멀어져가는 차를 보며 고연화가 눈을 가느다랗게 떴다.
진짜인지 가짜인진 몰라도 허태윤이 혼인신고를 하지 않으려는 ‘중요한’ 이유를 강현월은 잘 알고 있다는 듯 확신에 차 있었었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안고 마당에 들어서자 웬 처음 보는 고급 리무진 한 대가 눈에 들어왔다.
손님이 왔나?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을때, 하인이 마중을 나오며 말했다.
“사모님 오셨네요! 오늘 어르신 두 분 오셨어요! 마침 사모님 찾으시길래 안 계신다고 말씀 드렸더니 어찌나 실망하시던지요! 얼른 들어가시죠!”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오셨다?
저도 모르게 신경이 옥죄어왔다.
할머니는 뵜어도 할아버지는 처음인데......
집에 들어서자마자 할머니의 친근하고도 열정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연화야!”
버선발로 달려오신 할머니가 눈을 반짝이시며 두 손으로 고연화의 팔을 주물렀다.
“어머, 몇달을 못 봤더니 얘가 왜 이렇게 삐쩍 말랐대! 안 되겠어, 이젠 이 할미가 여기서 매일마다 맛있는거 해 먹어야지!”
할머니가 선심 써 다려주신 보약에 생리 주기가 뒤죽박죽이 됐던 그때를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압박감이 생긴 고연화가 입가를 들썩였다.
“......가, 감사합니다 할머니.”
곁에 앉아있던 허윤진이 팔짱을 끼고는 궁시렁댔다.
“할머니 이젠 손녀보다 손주 며느리가 먼저네!”
보아하니 서명진이 과외를 마치고 돌아간 모양이다.
할머니가 손녀를 향해 매서운 눈빛을 보냈다.
“바보같긴, 할미가 너 몇년을 손 끝으로 키웠는데! 아직도 새언니한테 질투나 하고!”
허윤진은 이젠 전처럼 고연화를 밀어내기에만 급급하지 않았고 할머니가 고연화를 다정하게 대해주는 모습을 보면서도 입만 삐죽거릴뿐 화를 내진 않았다.
할머니가 고연화를 휠체어에 앉아계신 할아버지 앞으로 데리고 가 소개해 주신다.
“여보 봐! 우리 손주 며느리야! 내가 귀엽고 예쁘다고 했잖아! 내 말 맞지?”
고연화가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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