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3장
강준영은 젓가락만 받아쥔 채 시선은 여전히 고연화에게만 고정시키고 있었다.
그 모습에 이를 갈면서도 강현월은 아무렇지 않은 듯 싱긋 웃어보이며 고연화에게도 도시락 통을 건네더니 가식 섞인 말투로 말했다.
“언니, 언니도 먹어봐요!”
그럼에도 고연화는 고맙다는 말만 남긴채 도시락에 손을 대지 않는다.
시중이나 드는 기미상궁처럼 머쓱해진 상황에도 불만을 토로할순 없었던 강현월이 의자를 빼 강준영 곁에 자리 잡았다.
자신의 등장과 동시에 대화를 멈춘 강준영과 고연화를 보니 더욱 의심이 증폭해져만 갔다.
휴대폰을 들여다보니 분명 사진이 전송되었음에도 허태윤은 오래도록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강현월이 또다시 아래에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
[태윤 씨, 이젠 연락할 자격 없다는거 알지만 이걸 보니 도저히 지나칠수가 없어서 그래요. 언니가 이성관계에 선을 명확히 긋질 않는달까요? 이젠 태윤 씨랑 결혼한 유부녀인데 사람들 다 보는데서 손 잡고 있는건 아닌것 같아서요.]
그 뒤 얼마나 지났을까, 허태윤에게서 짧은 세 글자의 답장이 도착했다.
[어디야.]
이간질에 성공했다 착각한 강현월이 토독토독 재빠르게 답장을 했다.
[오빠 회사요. 오빠랑 점심 먹고 있거든요! 언니가 태윤 씨한텐 말 안 했나 봐요?]
더 이상 허태윤의 답장을 받아낼순 없었다.
거의 배가 다 찰 무렵, 성훈이 그제야 긴 웨이팅을 끝낸 채 아이스크림을 들고 들어왔다.
“아가씨, 여기요.”
마침 디저트가 당겼던 고연화가 몸을 벌떡 일으키며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감사합니다, 성훈 오라버니.”
그 소리에 강준영의 눈가가 순식간에 빨갛게 물들었다.
사장님 사장님거리더니 성훈이한텐 오라버니?
등줄기에서 쭉 식은땀이 흐르며 왠지 모를 상사의 압박에 휩싸인 성훈이다.
이윽고는 그는 거스름돈을 꺼내 고연화에게 공손히 건네주며 말했다.
“아가씨, 여기 거스름돈입니다.”
고연화가 손을 휘휘 저어보였다.
“됐어요, 마침 점심값까지 내면 되겠네요! 전 배불리 먹었으니 그럼 이만~”
느긋하고도 여유롭게 걸음을 옮기는 고연화의 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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