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2장
다 만든 면을 그릇에 옮겨담아 가지고 오는 고연화다.
허태윤은 느긋하니 식탁에 자리잡고 앉아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더니 김이 모락모락 나는 토마토 계란 비빔면을 보고는 이내 고개를 들어 물었다.
“벌써 다 만든거예요?”
고연화가 앞치마를 벗고는 곁에 있는 의자를 빼 자리잡으며 말했다.
“아저씨가 방금 방해만 안 했어도 훨씬 더 빨리 할수 있었거든요! 식기 전에 얼른 먹어봐요!”
입꼬리를 들어올린 허태윤은 젓가락으로 면을 골고루 비며 한 입 크게 먹어보더니 말했다.
“음, 맛있는데요? 그래도 앞으로 직접 요리는 하지 마요, 하인들 시키면 되니까.”
“왜요? 내가 한건 영 못 먹어주겠나봐요?”
그러자 허태윤이 애송이의 볼을 꼬집으며 말했다.
“으이그, 좋은 마음으로 한 말도 꼭 이렇게 배배 꼬아서 들어요! 연화 씨 힘들까봐 그러죠!”
볼을 부여잡은 고연화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치, 겨우 면 한 그릇 삶는게 뭐가 힘들다고!”
허태윤이 한껏 진지해진 표정으로 어린 아이 훈육하듯 말했다.
“지금은 애가진 몸이라 최대한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하니까요.”
고연화가 두 팔을 식탁 위에 올린채 턱을 괴고는 나른하게 면을 먹는 남자의 모습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저씨는 아빠 되고 싶어요?”
“그럭저럭요.”
“그럭저럭은 무슨! 되고 싶으면 싶다, 아니면 아니다라고 하면 되지! 대체 아빠 되고 싶은거예요 아닌거예요?”
먹는 속도 한번 빨랐던 허태윤은 젓가락질 몇번에 면을 바닥냈고 물을 한 모금 마시더니 그제야 말했다.
“난 우리 애 아빠 되는게 정말 좋지만서도 애 태어나면 어쩔수 없이 연화 씨 반은 양보해 줘야 되는게 싫어요. 아직은 연화 씨 그 누구한테도 공유하고 싶지 않거든요, 그게 곧 태어날 우리 애라고 해도.”
터무니없는 말에 멍해있던 고연화가 이내 꺄르륵 웃음을 터뜨렸다.
“아저씨! 다 큰 어른이 유치해 정말! 애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질투하고 그래요!”
그러자 허태윤이 남은 물 반 컵을 들이키고는 지그시 고연화를 바라보며 말했다.
“유치하다고 생각해요? 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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