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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5장

고연화가 한사코 고개를 흔들었다. “용서를 안 한다뇨! 그저 새파랗게 어린 제가 감히 연장자인 사모님의 사과를 받는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이걸 받는다면 제가 너무 철이 없어 보이지 않나요!” 하선빈이 부자연스럽게 입꼬리를 올리며 웃어보였다. “아가씨도 참! 그럼 사죄의 의미가 아니라 단순히 쥬스 대접하는거라고 하면 마실거예요?” 고연화가 그제야 잔을 들며 말했다. “네! 그럼 마실수 있겠네요!” “그럼요! 어서 마셔봐요!” 고연화는 자신이 쥬스를 마시기만을 고대히 기다리고 있는 하선빈을 보더니 이내 대각선에 앉아있던 강현월을 보며 웃어보였다. “마시기 전에 아가씨한테 먼저 고맙다는 인사부터 할까봐요!” 하선빈과 마찬가지로 고연화가 쥬스를 마시기만 기다리고 있던 강현월은 갑작스런 지명에 흠칫 놀라며 억지웃음을 지어보였다. “아하하.......연화 언니, 저한테 뭐가 고마운데요?” 인내심이 바닥난 하선빈은 답답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쥬스 한번 마시게 하는게 이렇게 힘든 일일 줄이야!” 한편, 앉아있던 다른 사람들은 다들 고연화가 무슨 말을 할지 조용히 지켜보고만 있었고 강준영은 그런 동생을 의아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오빠로써 두 동생의 여태까지의 일들을 모르는것도 아니고 그저 연화가 말없이 지나가 준것만으로도 고마운데 갑자기 월이한테 뭐가 고맙다는거지? 모든 이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고연화가 입을 열었다. “오후 내내 저 데리고 다니면서 집안 곳곳 빠짐없이 구경시켜준거 고마워요. 심지어는 아이마저 베이비시터한테 맡기고선 말이죠.” 그 말에 강현월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육아도 하지 않고 쓸데없는 짓만 했다는걸 말하고 싶은거잖아 지금! 이렇게 함정을 파시겠다? 강현월도 이내 지지 않겠다는 듯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연화 언니, 별 말씀을 다 하시네요! 할아버지 은인이시고 손님으로 오신다니까 한 일 다 제쳐두고 언니 대접하는게 맞는거죠! 그게 저희 집안 도리이기도 하니까요!” 그러자 고연화가 살짝 웃으며 잔을 내밀어 보였다. “아가씨, 그런 의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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