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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1장

동생이 화를 낼까 더는 오빠라는 말을 입에 담을수 없었던 강준영이다. “......저녁 되면 부를게.” 고연화도 이젠 더이상 체면을 차리지 않았다. “네! 그럼 감사하겠네요! 전 쉬고 싶으니까 나가주시죠!” 강준영은 다시 한번 고연화를 지그시 쳐다보고는 망가진 오르골 상자를 손에 든채 방을 나섰다. 방으로 나오자마자 눈치 빠른 강준영은 머지 않은 곳에 가만히 숨어있는 강현월을 보아냈다. “너 왜 아직도 여기 이러고 있어? 애는?” 오빠가 걸어오는걸 보고 숨어보려 하지만 숨을 곳이 마땅치 않았던 강현월은 최대한 자연스럽게 해명을 하기 시작했다. “오빠, 난 오빠가 오르골 때문에 화나서 연화 언니한테 뭐라고 할까봐 걱정돼서......” 강준영이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화 안 내니까 쓸데없는 걱정말고 애 보러나 가!” 그러자 강현월이 미간을 찌푸렸다. “오빠, 왜 혼자 나와? 연화 언니는!” “힘들다고 해서 쉬라고 했으니까 방해하지 마 들어가서.” 그 말에 강현월이 눈을 휘둥그레 뜨며 소리를 쳤다. “오빠! 연화 언니더러 그 방에서 쉬게 했다고? 그거 만월 언니 방이어서 아무도 안 들이잖아!” 잠시 멈칫하던 강준영이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은인인데 당연히 그 정도 대접은 해줘야지. 어느 방에서든 다 쉴수 있는 자격 있다고.” 이상하다, 고연화에 대한 오빠 태도는 이게 아니었는데! 강준영은 더는 강현월에게 대꾸도 하지 않은채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성훈아, 나 2층에 있으니까 얼른 올라와.” 1분도 채 되지 않아 성훈이 올라왔고 강준영이 진지한 표정을 하고 말했다. “아가씨 안에서 쉬고 있으니까 여기서 지키고 있어. 누구도 할아버지 은인 건드리지 못하게 하고.” “네 도련님!” 그러자 강준영이 손에 들린 오르골 상자를 건네주며 한 마디 더 거들었다. “가지고 가서 원래 그대로 고쳐와! 그리고 방에 남은 유리 조각들도 싹 다 말끔히 치우게 해, 손님 상하게 하지 말고.” “알겠습니다.” 기분이 썩 좋지 않은 강준영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 방으로 걸음을 옮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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