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5장
어르신이 고개를 끄덕여 보이셨다.
“그래, 연화 혼자 천천히 둘러보고 있어! 다 구경하고 나면 할아버지 찾아오고!”
“네! 알겠어요!”
이윽고 하인이 어르신을 전기차에 앉히고는 다급히 집 안으로 돌아간다.
어르신을 배웅한 고연화가 다시금 꽃밭을 내려다본다......
살짝 허리를 굽혀 꽃향기를 맡으려던 순간, 꾸릿꾸릿하고 시큼한 냄새가 코를 확 찌르는데.
이렇게 예쁜 꽃에서 이런 냄새가 난다고?
의아해하던 찰나, 중간에서 웬 훤칠한 중년 남자가 불쑥 튀어나왔다!
허리를 편 남자의 손은 흙으로 잔뜩 더럽혀져 있었다......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치며 남자를 쳐다보자 그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놀랐다면 미안해요. 방금은 비료 주는 중이었어서.”
그리고는 머지 않은 곳에서 손을 깨끗이 씻은 뒤 물었다.
“오늘 손님이라는 분이신가요?”
“네, 강 선생님 안녕하세요.”
“날 아시나?”
정원사 복장에 이름도 말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았을까?
“모씨 가문 어르신 생신때 뵌적 있습니다. 얼마 되지 않은 일이라 아직도 기억하고 있고요.”
그렇구나!
강명훈이 고연화를 지그시 쳐다보더니 말했다.
“나도 기억해요.”
“그러신가요?”
조금 놀랍다. 그날 스치듯 마주치고 티 안 나게 관찰하던 사람이 기억하고 있다니?
“우리 딸이랑 닮아서 인상이 깊네요.”
딸이랑 닮았다고 했다!
그 말에 긴장하던 고연화는 이내 소위 말하는 그 딸이 강현월임을 알고는 안도했다.
하긴, 아빠가 한 사람이니 비슷하게 생긴 구석이 있겠지.
강명훈이 기다란 벤치에 앉아 물을 마시더니 또 한번 고연화를 스윽 훑어봤다.
“우리 아버지 생명의 은인이 아가씨였네요. 말씀 많이 들었어요.”
“생명의 은인까진 아닙니다. 그저 우연히 도와드린것 뿐이네요. 할아버님이 하도 오시라고 하셔서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은 마음에 온 겁니다.”
강명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젊은 아가씨가 참 겸손하네요.”
엄마의 등에 칼을 꽂은 친부와는 더는 말을 섞고 싶지 않았던 고연화가 얼른 화제를 돌려버렸다.
“강 선생님, 이 꽃은 이름이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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