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5장
방금까지 울그락 불그락 거리시던 분이 사모님한텐 완전히 딴 사람이 돼버리시니......
고연화가 나른하게 하품을 하며 말했다.
“모르니까 배우라고 그런거죠. 미리 손에 익혀둬야지, 시집가서 아무것도 할줄 모르는 며느리 됐으면 좋겠어요?”
허태윤이 고연화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음, 배울때도 됐죠 뭐.”
“......”
도련님이 원래 저렇게 줏대가 없는 분이셨던가?
다시 고개를 돌린 허태윤은 어느새 웃음기를 쏙 빼고는 말했다.
“지금 어딨어? 당장 데리고 와!”
“큰 아가씨 지금 주방에서 설거지하시는 중이십......”
오백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방에서 쨍그랑하며 귀청 째지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지금 당장 모셔오겠습니다!”
이윽고 기진맥진하게 걸어나오던 허윤진이 허태윤을 보자마자 잔뜩 긴장해서는 말한다.
“......오빠 왔어?”
허태윤이 말이 아닌 허윤진의 꼴을 훑어보며 못마땅하게 되물었다.
“네 눈엔 나밖에 안 보이냐?”
그제야 고연화를 본 허윤진이 억지로 인사를 건네며 말했다.
“......새언니 오셨어요!”
고연화가 고개를 살짝 끄덕여 보였다.
“다 큰 어른이 집안일 하나 제대로 못해? 공부도 못하고 넌 대체 잘하는게 뭐야!”
허윤진이 고개를 푹 숙이며 자책하듯 말했다.
“오빠,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내가 집안일을 해봤었어야지......”
더는 변명 따위 들을 생각이 없었는지 허태윤이 윽박질렀다.
“한 시간 준다, 그 안에 여기 깨끗이 치워놔!”
“어......”
고연화가 허태윤의 손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아저씨, 먼저 올라가서 씻어요. 난 윤진이랑 할 얘기 있으니까.”
아니꼽게 허윤진을 쳐다보던 허태윤이 고연화를 보자마자 미간에서 힘을 풀며 볼을 쓰다듬어줬다.
“바닥 미끄러우니까 조심해요. 유리 조각도 조심하고.”
“알아요.”
그렇게 허태윤은 잔뜩 어질러진 바닥을 뛰어넘어 위층으로 올라갔다.
허태윤의 모습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자 그제야 허윤진이 고연화를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노려봤다.
“고연화! 다 당신 때문이야! 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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