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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1장

또다시 저도 모르게 여자아이가 상처 부위에 입을 가져다대고 뱀독을 빨아내던 모습과 오빠라고 부르며 거의 매일이다시피 약과 음식들을 가져다줬던 모습이 떠올랐다. 뭔가 특별한 감정이 생기기도 했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만난 한줄기 빛이랄까. 뱀독으로 잠시 실명이 된터라 얼굴을 보진 못했지만 온 몸으로 느껴지는 그 심상치 않은 느낌은 예컨대 평생을 잊지 못할거라 해도 무방하다. 그 뒤, 강현월이 팔찌를 들고 찾아왔을땐 어딘가 모르게 묘하게 다른 느낌을 받긴 했지만 그저 착각일거라 생각하고 넘기기도 했었다. 자신을 구해주는 과정에 엄마가 될 능력을 영원히 잃고 평생 허약해진 몸으로 살아가게 됐다는걸 알게 된 뒤로 지금까지 죄책감을 가지고 그 구멍을 메워왔던거다. 강현월이 원하는 이성으로써의 감정만 빼곤 말이다. 정신을 차린 허태윤이 팔찌를 다시 강현월의 손에 쥐어주며 말했다. “한 번 준걸 다시 되돌려 받는 법은 없어.” 결국 허태윤은 허리를 굽혀 소파에 누워있는 아이를 안아올린뒤 복잡한 눈빛으로 고연화를 쳐다보며 말했다. “여기서 기다려요, 얼른 내려올게.” 고연화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일 뿐이다. 목적에 달성한 강현월이 만족스럽다는 듯 씨익 웃으며 다시 팔찌를 손목에 끼고 고연화에게 흔들어 보였다. 봤지? 이 팔찌만 있으면 태윤 씨는 영원히 날 못 놓을거라고! 고연화를 흘겨보고는 이내 허태윤을 따라 윗층으로 올라가는 강현월이다. 멀어져가는 세 사람의 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기는 고연화다. “연화 씨 애 생기면 태윤이는 중고 아빠 될텐데 그래도 괜찮아요?” 고연화가 어느새 곁으로 다가온 탁지훈을 아니꼽게 쳐다봤다. 차분하고 멀쩡하게 생겨가지곤 왜 가끔씩 저렇게 매를 부르는 헛소리를 하지? “뭔 상관이에요?” 탁지훈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왜 이렇게 차갑게 구실까, 난 그냥 좋은 마음에서 귀띔해 주는건데!” “하! 좋은 마음이요?” “그럼요! 연화 씨 보면 마음 아프기까지 해요! 태윤이가 연화 씨 보는 앞에서 다른 여자 애 데리고 가버렸는데 화 나지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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