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1장
그 말에 허태윤이 몸을 일으켜 고연화에게로 성큼성큼 다가간다.
시뻘개진 눈으로 남자의 모습을 좇으며 속시원히 뺨이라도 때려주길 기대하고 있는 강현월인데.
다른 사람들 역시 허태윤이 강현월을 위해 나서줄줄로만 안다.
확실히 허태윤이 손을 뻗긴 뻗었다.
허나 뺨은 커녕 되려 투박한 손으로 고연화의 눈 앞을 가리고 있던 잔머리들을 부드럽게 쓸어넘겨 주더니 원망하는 투로 말한다.
“혼자 어디 가지 말라고 했어요 안 했어요?”
“......깜빡했어요.”
허태윤은 아무 말도 없이 입고있던 겉옷을 벗어 고연화에게 씌워준다.
무거워진 어깨에 고연화가 고개를 돌려 옷을 바라보는데
그 옷은 단순히 감기에 걸릴까 걸쳐준게 아닌 고연화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무슨 일이 생겨도 굳건히 곁에 있어줄거라는 신념을 내포하고 있다.
한참 뒤에야 고연화가 남자를 올려다 본다.
허태윤의 눈엔 도통 자신에 대한 의심 따윈 찾아볼수가 없다.
사실 너무 리얼한 강현월의 연기 때문에 아저씨가 자신을 믿어줄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생명의 은인인 강현월의 편을 들어준다 해도 무방했으니 말이다......
허나, 거기에 전혀 넘어가지 않았다니 좀 감동이다!
이내 고연화가 힘을 쭉 빼고 허태윤의 품에 기댄다.
“아저씨, 나 피곤해요.”
“그러게, 얼른 집 가서 자야겠어요.”
허태윤이 그런 고연화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걸음을 옮긴다.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살인범을 포용해주는 허태윤의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강현월의 얼굴은 더 말할것도 없다.
애가 죽었는데도 태윤 씨는 끄떡도 하지 않고 굳건히 고연화를 믿어준다?
왜!
대체 왜!
“거기 서, 누가 두 사람더러 가래?”
강준영이 입을 열자 일꾼들이 일열로 늘어서 길을 막아선다.
허태윤이 걸음을 멈추고 미간을 찌푸린다.
“내가 가는게 누구 동의를 받아야 돼?”
“넌 아직도 저 여우같은 여자만 감싸고 돌아? 그 여자 살인범이야!”
“방금 아니라고 하는거 못 들었어?”
강준영이 흠칫 놀라더니 반박한다.
“고연화가 아니라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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