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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장

고연화가 침착하게 고개를 든다. “죄가 없는데 뭘 승인합니까?” “본인이 한게 아니면 손에 망치는 왜 들고 있어요?” “아, 이거요? 사랑하는 동생 분께서 친히 제 손에 쥐어주면서 호신용으로 쓰라고 준겁니다!” “고연화 씨, 본인이 생각해도 터무니없어 보이진 않아요?” 고연화의 눈빛은 그 어느때보다도 진지하고 견결하다. “전 진실을 말했을 뿐입니다. 터무니 없다고 여겨진다면 그건 사장님 문제고요.” 강준영이 얼굴을 일그러뜨린다. 지금 저 고연하의 뻔뻔한 태도는 죄를 인정하지 않는것 뿐만 아니라 강씨 가문에 대한 선전포고로 들렸기 때문이다. “고연화 씨, 승인할 기회 한번 더 줄게요. 안 그랬다간 가족들 전부 가만 안 놔둘테니까!” 웃긴다, 소위 말하는 ‘가족’이라는게 혈연관계를 가지고 있는 그 가족을 말하는거면 저 강준영이야말로 제일 먼저 죽여야 할 사람일텐데! “그러세요!” 그 말에 강준영이 충격을 받은듯한 표정으로 고연화를 쳐다본다.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다? 세상에 신경 써줄 사람 하나 없단 말인가? 강현월이 그 틈을 타 또 끼어든다. “언니, 언니 말은 내가 그 망치 건네주면서 애 죽이라고 시켰다는거예요?’ “내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아가씨가 누구보다 잘 알겠죠!” “내가 어떻게 알아요! 그런 근거도 없는 말을 내가 어떻게 아냐고요! 고연화 씨, 그렇다고 날 공범으로 몰아요? 난 엄마라고요!” 고연화가 아니꼬운 눈빛으로 흐느끼는 강현월을 쳐다본다. “울음소리 크게 낸다고 모든 사람 속일수 있는건 아니에요! 이 망치는 분명 그쪽이 친히 건네준거 아닙니까? 아들이 누군가에게 인질로 잡혀있다면서 창고로 달려갔잖아요! 내가 섣불리 문 열면 범인 격분시킬수 있으니까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했었죠. 근데 강현월 씨가 내 손에 망치 건네주면서 방호용으로 쥐고 있으라고, 자긴 힘 못 쓸것 같으니까 대신 쥐고 있으라고 했잖아요. 그리고는 도저히 안 열린다던 그 문을 아무렇지도 않게 벌컥 여니까 애가 거기 그렇게 누워있었던 거잖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난 애한테 손도 댄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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