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7장
허태윤은 어느새 샤워기를 한쪽에 휙 던져버리고 물기로 가득한 고연화의 머리를 꼭 감싸더니 허리를 바짝 숙여 치명적인 목소리로 속삭인다.
“왜 못해요, 쉬울텐데. 연화 씨가 톡 밀기만 하면 아저씨가 알아서 돌아준다니까요.”
갑작스레 확 좁혀진 두 사람 사이 거리에 고연화가 숨을 턱 멈춘다.
입술이 어떻게 포개졌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삐 소리가 들리며 머리 속이 엉망진창이 된것만 기억날뿐.
귀엔 물 흐르는 소리와 남자의 거친 호흡 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다......
블랙홀에 집어삼켜 지기라도 한듯 도저히 저항을 할수도 없고 주위엔 온통 후끈거리는 공기 뿐이다.
어느새 허태윤이 천천히 더운 물을 틀어 식어버린 욕조물을 다시 덥히고 있었던거다.
방금 역시 그 소리에 깬걸 보면 아저씨가 추울까봐 더운 물로 바꿔주고 있었던 거구나......
갑작스런 ‘습격’에 본능적으로 남자의 어깨를 밀어내고 있던 고연화는 천천히 축축한 두 팔을 남자의 목에 걸치고 있다.
더는 반항없이 자신의 내면의 진짜 마음과 마주하며 질세라 남자의 몰려오는 입맞춤에 화답하는 고연화다.
터질듯한 심장과 거친 숨소리는 오해로 인해 오래동안 떨어져 있던 두 사람을 하나로 만들어준다.
갑자기 고연화는 허태윤을 놀리고 싶어졌는지 일부러 그를 욕조 안으로 끌어당겨온다.
풍덩!
허태윤이 욕조로 빠지며 욕실 곳곳이 물바다가 된다.
그 와중에도 허태윤은 고연화를 깔기라도 할까 두 손으로 애송이의 머리를 꼬옥 잡고는 어정쩡하게 욕조에 반쯤 잠겨있는다.
그리고는 미간을 찌푸리고 심각하게 말한다.
“미쳤어요? 그러다가 배 누르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고연화는 그러거나 말거나 희열에 넘쳐서는 생글생글 웃어보인다.
“아저씨가 먼저 미쳤죠! 그러게 누가 먼저 입 맞추래요! 메롱!”
귀여우면서도 말 안 듣는 애송이의 모습에 또다시 갈증을 느낀 허태윤이 고연화에게 입을 맞춘다.
고연화가 그런 허태윤을 주먹으로 탁 내리치는데.
“아저씨, 또 읍......”
물 속에서는 왠지 공기 속보다 더 친근하고 후끈 달아오르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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