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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9장

이미 사건의 내막을 다 알고 묻는다는걸 눈치챈 고연화도 솔직하게 대답한다. “그 날 병원에 있던 강준영 혈액형이 마침 사고자 혈액형이랑 일치하길래 어린애 불쌍해서 도와달라고 했던거예요! 그랬더니 그 조건으로 애 지우라고 해서 급한 마음에 승낙한거죠.” “착한 아가씨, 내 자식 지우는데 내 동의는 거쳤어요?” 그 말에 고연화가 잔뜩 쫄린듯 눈가를 파르르 떤다. “......무슨 소리예요 그게! 제 배 속에 있는 애는 선생님이랑은 상관 없거든요!” “내 눈 보면서 말해요!” 허태윤이 윽박지른다. 고연화가 심호흡을 크게 한번 하고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방금 전 말을 다시 반복하는데. “......제 배 속에 있는 애는 선생님이랑은 상관 없다고요!” 허태윤이 못마땅한듯 미간을 찌푸린다. “그래, 아니라고 칩시다! 남편이랑 그렇게 사이 좋다는 사람이 그렇게 쉽게 애를 지워요?” 눈빛이 영 부자연스러운 고연화다. “그게......그게 저희가 딩크족이라......애는 계획에 없어서......” 말이 끝나기도 전에 허태윤이 투박한 손으로 고연화의 턱을 꽉 잡는다. “해봐요! 어디 한번 계속 지어내 보라고!” 고연화가 눈을 꿈뻑거린다. “지, 지어내는게 아니라......” 유치하면서도 바보같은 자신의 모습에 화가 난다. 왜 매번 허태윤 앞에만 서면 멍청이처럼 도통 침착함을 유지하질 못하는지! 이내 손을 뗀 허태윤이 웬 서류봉투 하나를 내민다. “볼래요?” 손을 뻗어 내용물을 꺼내보니 웬 사진 뭉치가 나오는데...... 죄다 육호중 그 자식이 최근 여자들과 데이트를 하기 위해 술집에 드나들며 스킨십을 해대는 사진들이다...... 머리가 지끈지끈해난다. 요즘 좀 자중하라고 했더니 어딜 이렇게 싸돌아 다닌거야! 그럼에도 고연화는 전혀 개의치 않은 척 사진을 도로 봉투에 넣으며 말한다. “웃음거리 됐네요. 제가 가서 앞으론 자중하라고 혼 낼게요!” 그 말에 허태윤이 피식 웃는다. “이렇게 개방적인 사람인줄 몰랐네! 남편이 밖에서 이러고 다니는데 신혼인 와이프가 화 한번 안 내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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