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4장
고연화는 갑작스런 지창의 따가운 시선에 당황한다.
설마 가면이 벗겨졌나?
손을 들어 얼굴을 만져보지만 가면은 문제없이 잘 붙어있다.
남자의 눈빛은 뭐랄까, 서늘하고도 위험해 보인다......
고연화는 오늘 몸에 있는 그 어느 디테일도 놓치지 않은채 완전무장을 하고 왔다. 물론 눈은 가려지지가 않으니 특별히 혜영이가 사준 옅은 하늘색 렌즈를 껴 마치 원래가 그런 눈동자 색깔인것마냥 위장까지 하고 왔는데.
지창은 그렇게 한참을 고연화를 쳐다보더니 그제야 시선을 거둔다......
방금 그 순간만큼은 ‘옥토끼’의 두 눈이 애송이와 너무도 흡사하다는 착각에 휩싸였었지만 자세히 보니 눈동자 색갈이 달랐다.
애송이가 해커 옥토끼일리가 있나!
지창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더니 이내 고연화에게 잔을 들어보인다.
“한잔 하시죠.”
그러고 싶지만 배 속의 아이를 위해 어쩔수 없이 거절하는 고연화다.
“죄송하지만 몸이 안 좋아서 술 대신 차로 마셔도 될까요?”
변조기를 통했음에도 지창은 반대편의 여자애가 그리 나이가 많지 않음을 단박에 눈치챈다.
“그럼요.”
“그럼 각자의 헤어짐을 축하하기 위하여!”
두 사람 모두 단번에 원샷을 때려버린다.
헤어짐을 축하한다?
남자도 쓸쓸한 웃음을 짓고는 쓰디쓴 와인을 원샷한다.
이내 두 사람은 더는 가슴 아픈 얘기를 하지 않고 기술적 측면에 관한 진지한 얘기를 나눴다.
허나 지창은 그렇게 얘기를 나누는 와중에도 부인이 다른 남자와 도망갔다는 사실이 잊혀지지가 않는지 거의 와인을 물처럼 벌컥벌컥 마셔댄다......
고연화는 목에 핏대를 세우며 열심히 최근에 발견한 한 고급 관리 시스템의 허점에 대해 연설을 해나가고 있는데.
오래동안 반응이 없자 고개를 돌린 고연화는 피곤한듯 등받이에 기대 눈을 감고 있는 지창을 발견한다.
“......지창?”
남자는 몸 하나 까딱하지 않은채 아무런 대답도 없다.
취한건가?
가면을 쓰고 있어 상태를 파악할수가 없었던 고연화는 몸을 일으켜 남자를 흔들어 깨워본다.
남자는 여전히 반응이 없다.
이내 고연화는 흰색 장갑을 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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