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0장
고연화에게 펀치를 맞은 탓인지 허태윤은 결국 손가락 사이에 끼고 있던 담배엔 불도 지피지 못한채 무심하게 담배를 쓰레기통에 버리고는 차에서 내린다.
복잡한 심정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던 고연화가 망설이며 말한다.
“그......전 같이 안 내리고 여기서 기다릴게요. 결과만 알려주세요, 비용은 제가 부담할테니까요.”
그 말에 허태윤이 차에서 내리려다 말고 못마땅한 표정으로 고연화를 흘겨본다.
눈치 빠른 정 비서가 고연화에게 말한다.
“아가씨, 그래도 아가씨가 먼저 도련님 데리고 가보셔야 될것 같습니다. 눈 다치셔서 혼자는 불편하신데다 여긴 구급차 주차 구역이라 제가 얼른 차부터 빼야되거든요.”
“......그래요, 그럼 정 비서님 주차하시고 얼른 오셔야 해요. 전 급한 일 때문에 집 가봐야 해서요.”
정 비서가 점차 굳어가는 허태윤이 안색을 보며 꾸역꾸역 대답한다.
“......네 아가씨, 제가 얼른 다시 오겠습니다.”
그제야 한숨을 푹 쉬며 차에서 내리는 고연화다.
“나랑 같이 있는게 그렇게 싫어요?”
허태윤이 비꼬는듯한 말투로 묻는다.
“......그게 아니라 지금 저희 사이엔 딱히 둘만 있을 필요가 없어보여서요.”
허태윤은 더는 대꾸도 하지 않고 성큼성큼 병원 로비로 들어간다.
그런 남자의 뒤를 어쩔수 없이 따라가는 고연화다.
대단하신 분께선 뭘 직접 해본적이 없으니 병원에서도 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지.
고연화가 지끈거리는 머리를 간신히 참아내며 접수창구로 다가간다.
안에 있던 의사가 익숙한듯 묻는데.
“어느 과 끊으십니까?”
고연화가 대답한다.
“안과요.”
“산부인과요.”
“???”
의사가 얼빠진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본다.
“일행이세요?”
“......네!”
“그래서 대체 어느 과예요?”
“안과요!”
“산부인과요.”
여전히 엇갈리는 두 사람의 대답에 의사가 미간을 찌푸린다.
“여긴 농담하는데가 아닙니다! 상의 끝나고 다시 오세요! 여기서 다른 환자분들 방해하지 마시고요!”
고연화가 허태윤을 째려보인다.
“말하지 마요! 소란 좀 피우지 말라고요!”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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