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8장
고연화가 연회장 대문 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이내 연한색 정장을 입고 자체발광하며 우아하게 안으로 걸어들어오는 강준영이 보이는데.
다들 너도나도 샴페인 잔을 들고가 무슨 연예인이라도 만난듯 인사를 건넨다......
사실 허태윤이 들어왔을때도 똑같이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긴 했지만 그 남자의 얼음장같은 서늘한 아우라에 누구 하나 말을 걸지 못하고 물러섰다는게 문제지.
허나 강준영은 많이 달랐다. 이런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을 잘 알고있었던 그는 샴페인 잔을 부딪히며 가볍게 미소짓기도 하고 여자들의 작업멘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반응했지만 여전히 눈가엔 눈치채기 힘든 서늘함이 함께 깃들어 있었다.
고연화가 그런 강준영을 바라보고 있을때, 무의식적으로 고연화 쪽을 바라본 강준영은 흠칫 놀라며 눈을 부라리더니 이내 다시 평정심을 되찾고 사람들과 얘기를 나눴다.
어깨를 으쓱거린 고연화도 강준영에게서 시선을 떼고 연회장을 빙 둘러본다......
오늘 연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과 중년들이었지, 젊은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사실 오늘 연회장 인테리어 자체가 젊은이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이었으니 말이다.
여기엔 무도장도, 고급 교향곡 연주팀도 없이 그저 덩그러니 작은 무대 하나만 놓여져 있었고 무대에선 큰 돈 들여 모셔온 배우가 경극을 보여주고 있었다.
고연화가 미리 알아본데 의하면 어르신은 경극에 빠져계시기로 소문이 자자했고 그래서인지 연회장의 이런 인테리어풍도 딱히 놀랍지는 않았다.
이 시대 젊은이들 중에 백년을 전해져 내려온 경극을 감상할 만한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거의 대부분 손님들은 어르신에게 생신 선물과 축하 인사를 건네고는 그럴만한 핑계거리를 만들어 자리를 뜨곤 했다.
그들에게 어르신들과 같이 경극을 감상한다는것 너무도 혹독하고 힘든 시간이었으니 말이다.
허나 고연화는 달랐다. 어릴때부터 자라온 마을에는 경극에 푹 빠져계신 할아버지 한 분이 거의 매일이다 싶이 육중한 라디오를 들고 마을 정자에 와 경극을 틀어놓곤 한 구절 한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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