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1장
“......”
고연화가 뭘 어쨌다고 다들 못 잡아먹어 안달이야!
“삿대질은 안 하는게 좋을거야.”
머지 않은 곳에서 낮은 중저음의 남자 목소리가 귀에 박힌다.
다들 등골이 서늘해나며 동시에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는데......
키는 훤칠하고 머리는 말끔히 빗어올린데다 흠집 잡을데 하나 없는 이목구비를 하고 조각상마냥 무표정으로 걸어오는 웬 남자가 보인다.
허태윤은 걸어오는 모습만으로도 주위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
강준영이 썩 달갑지 않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본다.
강찬양은 놀라는 눈치다. 태윤이 형도 여기 있었다고?
허나 다른 사람들은 두배 더 무거워진 분위기에 숨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자리를 지킬 뿐이었다......
고연화 역시 남자의 등장에 흠칫 놀란다.
허나 유일한 자기 사람인 아저씨의 등장에 친근한 느낌을 받았는지 그에게로 바싹 붙어서는 한참이나 큰 남자를 올려다보는 고연화다.
“아저씨가 여긴 웬 일이에요?”
차갑던 허태윤의 시선이 이내 따뜻해진다.
“비 와서 애송이한테 우산 갖다 주려고요.”
뒤에 있는 정 비서에겐 확실히 검은색 우산이 들려져 있다.
고연화가 밖을 내다보려 하지만 사방이 막힌 쇼핑몰 때문에 비가 오는지를 확인하긴 어려워 보인다......
남자는 투박한 손으로 자신을 올려다 보는 애송이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긴 손가락으로 볼을 만져주며 물었다.
“오후 내내 잘 놀았어요?”
잘 놀기는 무슨! 억울하게 욕까지 먹었는데! 고연화는 나른하게 하품을 하며 말한다.
“힘들어서 집 가고 싶어요.”
“힘들건 알기는 해요? 나랑 안 놀고 여기서 딴 사람이랑 놀고 있었어요? 괴롭힘 당하면서도 연락 한 번 할줄 모르고!”
남자는 무슨 어린 소학생을 대하듯 과하게 애정 넘치는 말을 한다......
고연화가 입을 삐죽 내민다.
“연락 안 해도 와줬잖아요?”
“내가 안 와도 나 찾지 않을거면서!”
“......”
오글거려 미칠것 같은 고연화다!
허태윤은 더이상 농담을 하지 않고는 고연화를 등 뒤에 숨긴 채 방금 생각도 없이 말을 내뱉은 강준영을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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