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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7장

“그냥 집에서 밥 한 끼 먹으려던 건데, 이젠 나도 배고파. 뭐라도 먹어야지. 당신 뱃속에 있는 애는 굶기면 안 될 거 아니야!” 화연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친딸이 사고가 났다는데 아빠라는 작자는 밥이 넘어가나,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다. 한편, 윤서는 눈과 입이 가려진 채 커다란 트럭 뒤에 쓰러져 함께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윤서가 할 수 있는 건 귀를 바짝 대고 밖의 소리를 듣는 일이다. 이 사람들은 누가 보낸 건지, 또 왜 갑자기 절 잡은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성이 생각했던 것처럼 최근 심기를 건드렸을 만한 인물은 동성뿐이었다. 앞에서 얼씬거리지도 않았는데 왜 그는 돌연 이런 짓을 벌였을까? 또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내내 심장이 요란하게 뛰었다. 이들이 뭘 하려는 건지 몰라 겁이 나기까지 했다. 얼마나 달렸을까, 차 밖에서 전해지는 소리가 점차 작아졌다. 마치 도시를 벗어난 듯한 느낌에 윤서의 두려움도 증폭했다. “괜찮아, 배지성이 들었으니까 분명 구하러 와줄 거야. 전에도 늘 그랬던 것처럼 꼭 와줄 거야.” 속으로 같은 말을 곱씹으며 전처럼 지성이 구세주처럼 나타나 주길 상상했다. 그렇게 가까스로 평정심을 유지하지 않았으면 진작 윤서는 무너져 내렸을 거다. 그들 역시 이 점을 간파하고 일부러 윤서에게 약을 먹이지 않았다. 다 가서 정신을 차리기보단 멀쩡한 상태로 오는 내내 고통받는 게 낫다고 여겨서다. 그럼 도착한 뒤엔 반항할 힘도 없을 테니까. “사장님, 최근 박동성이 이 카페에 자주 드나든 게 이상합니다. 게다가 2층을 아예 대관하기까지 했더라고요.” 동성의 감시를 맡은 이가 마침내 지성에게 그럴싸한 단서를 제공했다. “분명 뭔가 있어, 계속 찾아봐.” 지성은 두 손을 맞잡고 윤서가 그때까지 버텨주길 끊임없이 기도했다. 기도의 힘 때문일까, 윤서의 행운 때문일까. 예린이 딱 한 번 근처에 드나든 모습이 마침 카메라에 찍혔다. 다들 윤서와 예린의 사이가 그닥 좋지 않은 걸 알았기에 그 단서를 놓칠 리 없었다. 소식을 접한 지성은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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