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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4장

윤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서재로 향했다, 바닥에 엎드려 어금니를 악문 예린만 남겨둔 채. “나윤서, 넌 오늘 했던 말에 꼭 대가를 치를 거야!” 아래에 있던 하인 하나가 헐레벌떡 달려와 예린을 일으켰다. “작은 아가씨, 왜 이렇게 덤벙대세요? 아프진 않으세요?” 뜻밖에도 예린은 말 한마디 없이 하인의 따귀를 때렸다. “당신도 쟤랑 같은 마음이겠지, 나 비웃으러 온 거 아니야? 꺼져, 썩 꺼지라고!” “아닙니다......” 한쪽 얼굴을 감싼 하인이 울먹이며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 덩그러니 남은 예린만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지르고 있을 뿐이다. 더 시끄럽게 굴었다간 성호가 듣게 되고 그럼 두 모녀가 다 책임져야만 하겠지. 지성을 등에 업고 있는 윤서는 진작 그를 안중에도 두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 성호에게 의지해 생존해야만 하는 예린은 다르다. 그래도 괜찮다, 박동성이 나윤서를 없애면 이 집은 곧 두 모녀가 차지하게 된다. 그땐 더 이상 괴롭힐 사람도, 감히 갑질을 할 하인도 없어질 거다. 잽싸게 방으로 돌아간 예린이 옷을 갈아입었다. 외출하려던 그녀는 마침 화연과 맞닥뜨리게 된다. “또 어디 가는데 옷을 갈아입어? 대체 요즘 왜 이래? 이젠 이 집도 싫어진 거야?” 화연의 안색이 썩 좋지 않다. “아직 임신 3개월도 안 됐어, 제일 불안정한 시기에 집에서 엄마 좀 챙겨주면 안 돼? 오늘 그 계집애도 왔던데 엄마더러 혼자 상대하라고?” 윤서가 찾아내는 것들이 많아질수록 화연은 상대하기가 어려워졌다. 게다가 지금은 임신까지 한 상태라 두뇌 회전마저 느려진 기분이다. 그러다 저도 모르는 사이 윤서의 함정에 빠질지도 모른다, 더는 성호 앞에서 동성을 언급하고 싶지 않은데 말이다. 성호가 제 아무리 관대하다 해도 화연의 전남편을 받아줄 만큼 너그러울 순 없다. 예린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다시 한번 동성과 자세한 부분을 체크해야겠다, 두 번 다시 이 집에서 나윤서의 얼굴을 보지 못하게. “엄마, 동생 품고 있는 사람을 감히 누가 건드려? 그냥 편히 소파에 앉아서 태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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