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13장
윤서는 예린의 말만 듣기만 하면 답답함이 몰려왔다.
한땐 그 이유를 몰랐지만 지금 보니 어쩌면 제 남편을 지성 오빠라고 부르는 그 호칭이 싫었을지도.
앞으로가 어떻든 지금 지성은 그녀의 법적인 남편이다.
친척도 아닌 사람을 하루 종일 지성 오빠라고 해서 대체 누구한테 보여주려는 거지?
윤서는 대꾸도 하지 않은 채, 곧장 성호의 서재로 걸음을 옮겼다. 오늘은 아빠와 상의할 일이 있어 집에 돌아왔다.
하지만 예린이 앞을 떡하니 막아섰다.
“너한테 말하잖아 지금, 어디서 안 들리는 척이야?”
숨을 크게 들이마신 윤서가 그제야 놀란 표정으로 시선을 내리깔았다.
“나랑 말하고 있었구나? 미안, 네가 너무 작아서 못 들었나 봐.”
“하, 며칠만 더 우쭐대. 그땐 지성 오빠도 더 이상 너랑 부부하기 싫어질 거니까!
어차피 감정도 없는 사이, 헤어지면 말지.
너같이 볼품없는 인간이랑 얽힌 지성 오빠는 참 운도 없다.”
하마터면 윤서는 실소를 터뜨릴 뻔했다.
제가 볼품없다니, 그럼 나예린은 뭐라도 되나?
설령 이 집안 딸이라 해도 아빠 성씨를 억지로 가진 거면서 저렇게 막말을 퍼붓는다.
나예린은 정말 제가 대단한 인간이라도 되는 줄 아나 보다.
“나예린, 넌 왜 이렇게 주제 파악을 못해? 나랑 배지성 일이 너랑 무슨 상관인데?
내가 결혼을 하든, 이혼을 하든 그 사람은 너한테 눈길도 안 줘. 미련 좀 버려.”
허를 찔린 예린의 얼굴이 단숨에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뭐라는 거야? 난 그냥 오빠가 너 같은 여자한테 휘말리는 걸 못 봐주겠거든!”
“아, 그래? 배지성 좋아한다고, 나더러 가로채지 말라고 했던 게 누구더라?
근데 어떡하지, 배지성은 내 건데. 넌 내 뒤에 줄이나 서......”
그 일이 언급되자마자 예린의 얼굴이 살벌하게 일그러졌다.
예린은 진작 윤서에게 지성을 마음에 뒀다고 말했다.
그렇게 잘 알면서 그걸 가지고 사람을 비꼬다니!
“넌 다 기억하고 있었네, 그러면서 왜 배지성 가로채! 이 나쁜 년!”
예린이 예고도 없이 윤서를 덮쳤다.
몸싸움으로 번질 것 같은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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