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08장
그게 아니면 윤서를 몇 번씩이나 집에 데려갔을 리도 없지 않은가?
지성에게 가족만큼 중요한 건 없다.
외부인들에게 그와 집안의 관계는 줄곧 베일에 싸여있었다.
그러니 매번 윤서를 가족 식사에 데려간 것만 봐도 그녀에 대한 관심도는 충분히 증명할 수 있다.
애석하게도 혼자만 그걸 눈치채지 못한 윤서는, 아직도 지성이 집안사람들 앞에서 가짜 부부 연기를 하는 줄로 안다.
“그......지성 씨는 순간적인 감정 때문에 날 좋아한다고 생각할 거예요. 그건 진짜가 아니에요.
차분해지면 그땐 생각이 바뀔걸요. 나 같은 사람이 뭐가 좋아요? 지성 씨한테 끝없이 폐만 끼칠 거예요.
더는 묻지 마요, 난 대답 못 하니까.”
이게 얼마나 상처일지 알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마음만으로 그를 망칠 순 없다.
상대는 전도유망한 기업 총수, 정작 그녀는?
차이가 커도 너무 크지 않나.
“나한테 전혀 마음이 없다는 건 말도 안 돼.
진짜 그랬으면 지금 왜 이런 말을 하겠어. 집안 때문에 거절하는 거지?”
지성이 윤서를 잡고 있던 손에서 힘을 뺐다.
여태껏 그는 감정을 똑바로 마주한 적이 없었다. 오늘 이렇게까지 기다렸는데 조금 더 기다리는 건 일도 아니다. 강제로라도 윤서가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어야겠다.
“아......안 좋아한다고요!”
윤서는 이를 사리 물고 외치면서도 끝까지 지성을 볼 엄두를 못 냈다.
“아, 그래? 그럼 난 내일 소개팅 해야겠다.
어차피 이혼할 사인데 차라리 지금 찾아두는 게 낫지.”
윤서는 야멸치게 계획을 술술 읊는 지성을 놀랍게 바라봤다.
“그건 너무 빨라요!”
“빨라? 하루에 몇 명이라 해도 짬 내서 감정 쌓아가야 돼.
그럼 우리 이혼할 때쯤 돼야 진짜 상대를 찾겠지.”
미간을 좁힌 윤서가 그 말에 반대했다.
“결혼은 장난이 아니에요, 그렇게 성의 없이 대하면 안 된다고요.”
“난 벌써 성의 없이 대했는데, 아니야?
나 간섭하려고?”
지성의 눈길이 곧장 윤서를 겨냥했다. 하지만 그녀는 종내 고개를 저었다.
“내가 뭐라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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