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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6장

“내가 너더러 말하라고 했어?” 지성이 고개를 틀어 예린을 무감하게 흘겨봤다. 하려던 말이 그녀의 목구멍에 턱 걸렸다. 지성의 시린 눈동자가 예린의 희열마저 차게 얼려버렸다. 화연이 안타까워하며 멍하니 서 있는 예린을 끌어당겼다. 딸은 너무 나서기 좋아하는 게 문제다. 지금 이게 어떤 자리인지도 모르고, 배지성이 어디 마음대로 건들 수 있는 사람인가. 윤서의 부은 얼굴을 보자마자 눈에서 불길이 일렁이던 남잔데. 예린이 그것도 모르고 성호 편을 들었던 건 무모한 짓이다. 하지만 화연은 상처받은 딸을 보니 또 마음이 약해지고 만다. 아무리 그래도 딸이 처음 눈여겨본 남자를 성호는 덜컥 윤서와 이어주지 않았는가. 그 생각에 화연은 어금니를 깨물었다. 그 여자 딸은 대체 왜 이리도 운 좋게 시집을 간 건지, 애초에 지성은 화연이 골라둔 사윗감이었는데! 성호마저 한심한 눈길로 예린을 바라봤다. 끈질기기도 하지. 설령 지성이 윤서와 함께하지 않는다 해도 볼품없는 예린을 봐 줄 리는 없다. 절 위해 해주는 말 같지만 실상은 지성의 이목을 끌기 위함이 아닌가. 굳이 출신을 따지려는 게 아니다. 다만 이 집에서 오랜 세월 커온 예린은 아무리 봐도 윤서와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주제도 모르면서 겉치레에만 신경 쓰는가 하면 공부 성적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멀리 보지 못하는 화연만이 딸을 위해 성호를 속이려고 할 뿐이다. 사실 예린이 공부를 하든지 말든지 그와는 상관없다. 아무리 혼내고 다그쳐도 제게 친딸은 윤서 하나뿐이란 걸 누구보다 잘 안다. 예린의 얌전한 모습은 어디까지나 가면일 뿐, 이후 남의 딸에게 제 노후를 맡길 순 없지 않은가? 지금 성호는 화연이 아들을 낳아주기만 바라고 있다. 그럼 집안엔 후계자가 생길 거니까. 윤서는 얼굴에 박혀 떨어지지 않는 지성의 눈빛에 어쩔 바를 몰랐다. 아빠에게 맞은 한쪽 뺨이 빨갛게 부은 와중에 다른 한쪽은 화르르 달아올랐다. 윤서가 그제야 지성에게서 손을 빼냈다. “괜찮아요, 그냥 심해 보일 뿐이에요.” 지성의 미간은 갈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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