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94장
골똘히 생각하던 성호가 시선을 거뒀다.
“그럼 됐어, 어디 나 몰래 연락하기라도 해봐.
알잖아, 내가 그때 얼마나 큰 결심으로 당신 거기서 데려왔는지.
당신도 약속했어, 두 번 다시 과거는 돌아보지 않을 거라고.
난 그동안 두 사람한테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데, 원하는 건 다 주지 않았나?
다들 지난 일은 언급하지 말았으면 해.
특히 윤서 넌 내 딸이라고 멋대로 굴지 마.
방금 그 일은 나한테 사과도 안 했어, 누구한테 배웠는데 젓가락을 던져?
그렇게 얌전하더니 왜 결혼하자마자 전혀 다른 사람이 돼?
이래서 어디 동생한테 좋은 본보기라도 되겠어?”
“아빠, 착각하나 본데 나한테 동생이 어디 있어?
설마 남의 딸도 진짜 친딸처럼 키우는 건 아니지?
내가 저 여자 뱃속에 있는 애랑 다른 집 딸까지 챙겨야 되는 거야?”
“흑흑, 다 내 잘못이야 언니. 내가 위에서 시간을 너무 오래 끌었어.
아빠 몰아붙이지 마, 여기서 지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난 만족해.
내가 무슨 염치로 언니가 챙겨주기까지 바라겠어?
절대 배씨 집안에 빌붙지도 않을 거야.
시댁 사람들 앞에서 언니한테 망신 줄 순 없잖아?”
“빌붙다니, 망신이라니! 그 집 사람들이 당연히 우리한테 해줘야 될 것들이지!
윤서 남편이면 우리 집안사람 아니야?”
“아니, 언니가 절대 형부랑 엮일 생각은 하지 말래.
아니면 그 집 사람들이 우리 업신여기고 언니까지 번거롭게 할 거라 했어.
무슨 말인지 잘 알아, 나도 꼭 두 사람이랑 거리 유지할 거야.”
윤서가 팔짱을 척 꼈다.
제가 언제 저런 말을 했던가.
한 번도 예린에게 지성을 언급한 적이 없다. 그를 노리며 기회를 엿보는 건 오히려 나예린인데.
둘 사이의 단순한 해프닝이면 또 모를까, 조금 전 예린의 말에 성호가 발끈했다.
윤서를 번거롭게 할 거라니?
그 집안에 시집갈 수 있었던 건 다 아빠인 성호 덕이 아니었나?
그가 어린 딸의 순결을 지키겠답시고 체면까지 버린 채 애원하지 않았으면 그 집 사람들의 과연 윤서의 존재를 알기나 했을까?
결혼한지 얼마나 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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