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91장
“말하는 꼴 하고는. 네 입에서 좋은 소리 나올 리가 없지.”
예린은 팔짱을 끼고 윤서를 굉장히 업신여겼다.
윤서가 대수롭지 않게 웃음을 흘렸다.
“너 같은 시골뜨기나 그렇게 생각하지.”
예린의 얼굴이 보기 좋게 이지러졌다. 시골뜨기란 말을 제일 싫어하는데 하필이면 윤서의 입에서 저 단어가 나왔다.
“누구더러 시골뜨기래.”
“난 맞는 말을 했을 뿐이야. 너 시골뜨기 맞잖아? 촌스러운 티 팍팍 나는데.”
“뭐? 야! 네가 뭘 안다고 그래?
우리 학교에서 내가 제일 세련됐어. 부잣집 딸인 이세영도 쇼핑할 땐 나한테 물어봐.
촌스러운 건 너지. 입고 있는 꼴이나 보고 그런 말을 해.”
예린은 분에 겨워 두서없는 말을 늘어놨다.
그런 그녀가 날뛸수록 윤서는 더 차분해졌다.
“그럼 이세영 걔도 같은 시골뜨기인가 보지. 아니면 왜 너한테 물어보겠어.”
예린보다 키가 한 뼘이나 큰 윤서는 평범한 옷차림으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간단하게 차려입었지만 사소한 부분들에서 정성을 들인 게 엿보였다.
게다가 빛을 등지고 문 앞에 서 있는 윤서의 훤칠한 몸매에 예린은 더욱이 그녀를 질투했다.
“한마디만 더해 어디, 아빠한테 확 이를 거야!
집 오자마자 소란이나 피우고, 아빠가 너 가만 안 둘걸.”
예린은 벌써 윤서가 성호에게 혼나는 걸 상상이라도 했는지 으스대며 웃었다.
윤서는 이 상황이 어이가 없다.
대체 뭘 했길래 그들은 제가 아빠를 무서워한다고 여기는 걸까.
혼나면 또 어때서?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보내면 되지.
그래도 친딸이라 남의 딸인 나예린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정작 예린은 달랐다. 이 집에서 그녀는 언제나 조심스럽다. 윤서가 아무리 싫어도 절대 성호 앞에선 티를 내지 못했다.
윤서는 막무가내로 굴어도 언제든지 성호의 유일한 딸이다.
그렇다고 팔이 밖으로 굽어 아빠가 남의 딸을 감싸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윤서는 인지하지 못했겠지만 이게 그녀의 믿는 구석 중 하나다.
“너랑 싸울 생각 없거든.
네 엄마가 지금 당장 밥 먹자고 하잖아, 여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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