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84장
지성의 말투가 다소 신경질적이다.
윤서에겐 또 절 비웃는 것으로 들려 더욱이 말을 꺼내기가 힘들어졌다.
그래, 혼자만의 망상이었다고 생각하자. 더는 물을 필요도 없다.
“더 물어볼 거 있어요?”
지성은 쭈뼛거리는 윤서를 보자마자 아직 그녀의 의문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음을 알았다.
뜻밖에도 윤서가 고개를 젓는다.
“힘들 텐데 제가 물 한 병 사다 드릴게요.”
지성은 윤서가 저토록 속상해하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분명 청하와 별다른 사이는 아니라고 했는데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나씨 집안 일원이라는 게 윤서를 더 괴롭게 하는 부분이었다.
집안과 등을 질 수도, 지성을 향한 마음을 떳떳하게 표현할 수도 없다.
두 사람이 그 어떤 이익 관계로도 얽히지 않았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
그때라면 뭐든 다 물어봤을 텐데.
더 이상 윤서는 솔직하고 담백했던 기자가 아니다, 이젠 자신감마저 잃었다.
밖에서 한참을 앉아 있던 그녀는 그제야 물 한 병을 사 들고 왔다.
의외로 지성 역시 제자리에 있었던 게 아니었다. 그는 윤서를 보자 다시 의자에 자리 잡았다.
“물을 어디서 사 온 거예요? 뭐가 이렇게 오래 걸렸어요?”
“아, 저기 잔디밭이 있길래 앉아 있다가 왔거든요. 죄송해요.”
윤서는 웃는 와중에도 그의 환심을 사려 애썼다.
지성의 미간에 더욱 주름이 잡혔다. 대체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 여자는 또 이렇게 조심스러워진 건지.
맨 처음, 지성은 실로 오기를 부리며 결혼에 동의했다.
윤서에게 두 사람이 대체 어떤 관계인지 똑바로 알려주려 했다.
톡톡히 대가를 치르게 하려던 그는 청하의 말을 듣고서야 알았던 거다.
제가 윤서에게 남들을 대할 때와는 다른 감정을 지니고 있다는 걸.
아직 짙어진 감정은 아니다.
친구 이상이긴 하나 연인까진 아닌, 그저 한 가닥 호감.
“배지성 씨, 전 먼저 가볼게요.
윤청하 씨가 제 얼굴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거 같아서요. 회사에 아직 처리할 업무도 있거든요.”
당장이라도 도망치려는 윤서 때문에 지성은 더 예민해졌다.
“나윤서 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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