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83장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든 아니든 난 꼭 알아야겠어.”
옆에 있던 의사가 지성을 닦달했다.
“선생님, 얼른 대답해 드리세요.
환자가 이렇게 거부하면 저희가 무슨 수로 처치를 합니까?
완전히 지혈된 상태도 아닌데 언제까지 시간 끄실 거예요?”
의사는 다소 화가 난 모습이었다.
청하의 눈물 젖은 몽롱한 눈을 보던 지성이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한 선택들 난 다 이해해. 벌써 몇 년이나 지난 일인데, 진작 용서했지.”
하지만 그의 대답에도 청하는 안심하긴커녕,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연인들에게 다툼이란 그런 거다.
두 사람 모두 화난 상태로 상대를 원망한다는 건 아직 서로를 놔주지 못한다는 뜻.
반대로 어느 한쪽이 내려놨다는 건 그가 완전히 손을 뗐다는 걸 의미한다.
지금의 지성이 그러했다.
마음 한편이 차디차게 식어버린 청하는 더 이상 발버둥도 치지 않았다.
그 틈을 타 의료진들이 그녀를 병실로 데려갔다.
지성은 홀로 남은 채 복도 의자에 앉았다.
손에 묻은 핏자국을 보다 결국 무거운 한숨을 내뱉었다.
미리 청하에게 말해 줬더라면 오늘 같은 일은 없었을 거다, 그것도 하필이면 한신 일보에서.
지성이 미간을 바짝 좁혔다.
언론사 사장의 일 처리 효율이 어느 정도나 되려나.
그저 윤서의 업무에 영향 주지 않았으면 할 뿐이다. 회사 동료들 중 그 누구도 이 일을 언급하지 않는 게 제일 좋다.
지성은 청하의 처치가 끝나면 다시 윤서의 회사로 돌아가려 마음먹었다.
뜻밖에도 얼마 지나지 않아 윤서가 병원에 나타났다.
헐레벌떡 달려오는 모습은 차분하던 평소와는 사뭇 달랐다.
두 사람의 시선에 공중에서 맞부딪혔다.
윤서가 숨을 고른 뒤에야 그에게 물었다.
"청하 씨 처치한 지 얼마나 됐어요? 선생님이 언제 나올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지성이 고개를 저었다.
“벌써 올 줄은 몰랐네요, 들어간 지 10분도 안 됐어요.”
“......아, 혹시 제가 여기 온 게 배지성 씨한테 방해가 되진 않았을까요?”
윤서는 멀찌감치 떨어져 차마 다가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더 가까이 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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