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장
고연화는 옅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
허태윤은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서류 페이지를 넘기며 물었다.
“맞다는 거예요, 아니라는 거예요?”
고연화는 사실대로 말했다.
“영상을 재생한 건 제가 아니라 내연녀가 맞아요. 음성은 제가 휴대폰으로 녹음했던 걸 나중에 영상에 붙인 것이고요.”
허태윤은 중저음의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신부 들러리를 해달라고 했는데 남의 결혼식까지 망쳤으니 어떻게 수습할 건가요?”
고연화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저씨, 솔직히 말하면 이건 아저씨 집안 사정이라 제가 나설 일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쓰레기같은 놈은 처단하는 게 맞잖아요. 쓰레기는 봤으면 얼른 없애버리는 게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허태윤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비아냥 섞인 말투로 말했다.
“딱히 연화 씨가 정의의 사도로 보이지는 않는데요.”
고연화는 버럭대며 말했다.
“그 하우림이라는 놈이 연우 씨 몰래 바람도 피웠잖아요. 저를 처음 봤을 때도 슬쩍 손을 잡으면서 수작 부릴 틈을 놓치지 않더라니까요! 그러니 평소엔 행실이 얼마나 추잡했을까요? 아저씨, 아저씨도 조카를 그런 쓰레기 같은 놈한테는 주고 싶지 않겠죠?”
“연화 씨 손도 만졌다고요?”
허태윤은 고연화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다니까요! 그런 쓰레기 변태놈에게 연우 씨는 과분해요!”
“어떻게 만졌는데요?”
고연화는 허태윤이 생뚱맞은 포인트에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 그냥, 악수하는 척하면서 제 손바닥에 장난치더라고요.”
허태윤은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허 씨 저택에 도착하자 고연화는 차에서 혼자 내려 저택으로 들어갔다.
허태윤은 처리할 일도 많으니 지금 집으로 가진 않을 것 같다고 판단한 고연화는 허태윤을 기다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차에서 내린 정시후가 고연화를 불러세웠다.
“연화 씨, 잠시만요.”
고연화는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일인가요?”
정시후는 차 트렁크에서 포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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