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68장
영화 촬영을 마치고 쉬어가려던 건 서수연의 계획이기도 하다.
그러니 당연히 더 많은 시간을 어르신들께 할애해야지 않나.
금세 입이 귀에 가 걸리신 할머니다.
“수연이 넌 하루 종일 같이 있어도 귀찮을 일 없어, 이런 참한 애를 안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다고?”
수연은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진 식사에 또 한번 코끝이 찡해난다.
“아침 일찍 준영이한테서 온다는 말 듣고 아줌마더러 너 좋아하는 거 하라고 했어. 그동안 밖에서 대충 먹었을 텐데.
갈비찜 좀 봐, 아줌마가 제일 신선한 거로 골라서 한 거라니까.
우리 수연이가 얼마나 맛있게 먹을까......”
할머니는 요리를 일일이 소개하는 데에 여념이 없으시다.
대체 이걸 언제부터 준비하셨는지.
말없이 찾아왔으면 이렇게까진 하지 않으셨을 텐데, 밥 한끼 먹고 내일 아침 또 가봐야 하는데 이러실 필요까지야.
서수연의 속마음을 읽어낸 듯 강준영의 등을 다독였다.
“일찍 알려주시면 기뻐하실 거 같아서 그랬어. 불쑥 찾아오는 것보단 이게 훨씬 낫잖아, 안 그래?”
그 말에 서수연도 더는 마음 졸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이젠 자주 와야겠어.”
괜히 분위기 망치지 않으려 수연은 심호흡을 크게 했다.
기대에 차 식탁에 앉으니 할머니는 쉴 새 없이 그릇에 음식을 집어주셨다.
물론 할머니가 주신 거라면 수연 역시 깨끗하게 먹어 치우곤 했다.
“역시 집밥이 최고예요!”
디저트까지 야무지게 먹고 볼록해진 배를 두드리며 수연이 내뱉은 감탄사다.
할머니는 귀여운 그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자주 와, 아줌마랑 같이 하니까 별 힘도 안 들어.”
수연이 반달눈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게요 할머니.”
어르신들과 얘기라도 나누려던 서수연은 소파에 앉은지 얼마 되지도 않아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다.
편히 자도록 제 어깨에 기대게 한 강준영이 할머니를 향해 나지막이 말했다.
“요즘 마무리 단계라 아침 네 시에 깨면 밤 열두 시까진 기본이에요.
오늘은 오후 촬영이 일찍 끝나서 데리고 왔거든요.”
애잔해진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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