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96장
그렇다면 더욱이 수연이에게 상처 줘선 안될 텐데, 왜 이런 간단한 도리마저 깨우치지 못하는 걸까.
“두 분을 못 믿는 게 아니라, 모든 일엔 증거가 있어야——”
할머니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한숨을 내뱉었다.
“그 고집을 누가 꺾어.
기억은 나니? 그날 우유는 아주머니가 아니라 유가영이 가져다줬던 거?
바로 거기에 수면제를 탔던 거야.
네가 언제 서재 소파에서 잠든 적이라도 있었어?”
다 드러난 사건의 내막에 강준영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그 역시도 잘 알았다, 서수연이 떠난 뒤엔 둘이 함께 지내던 안방에 홀로 머무르기 꺼려했다는 걸.
그럼에도 잘 때만큼은 꼭 방으로 돌아가곤 했었다, 거기엔 수연의 숨결이 배어있었기에.
“알겠어요, 제가 잘 알아보고 해결할게요.”
강준영이 주먹을 말아 쥐었다.
유가영이 제게 다른 마음을 품었을지도 모른다는 건 그 역시 알고 있었던 상태.
다만 둘 사이에 가능성이 있었다 해도 그건 다 지난 일일 뿐이다.
지금 강준영이 유가영에게 느끼는 감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떨쳐낼 수 없는 책임감일 따름.
“어떻게 해결할 건데.”
할머니가 꼬치꼬치 캐물었다, 이번만큼은 절대 유가영을 집에 남겨두지 않기 위해서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간다.
“저, 제가 설득해서 미국으로 돌려보낼게요.
아직 거기서 할 공부도 남았으니까 학교 다녀야 돼요.
그 뒤엔 예전처럼 제가 해마다 몇 번씩 건너갈게요.”
“유가영이 싫다고 하면? 네 바짓가랑이 붙잡고 애원하면 어떡할 건데?”
유가영이라면 못할 짓도 아니었다.
할머니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손자를 노려봤다, 이렇게 해서라도 결단을 내리도록 부추겨야만 했다.
“준영아, 잘 들어. 그동안 네가 유가영한테 해준 건 이것만으로도 충분해.
그래, 인영이가 네 목숨 구했으니까 유가영더러 평생 의식주 걱정 없이 지내게 하는 건 좋아. 대신 절대 네 결혼 생활에 끼어들게 하진 말라는 거야.
학비랑 용돈도 다 네가 부담하고 있는 거 아니니?
돈을 택한 거라면 더 이상 네 마음까지 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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