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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1장

집에 오자마자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준 할머니 덕에 서수연은 더할 나위 없이 들떠 있다. 어르신들은 상석에, 강준영은 서수연의 곁에 자리 잡았다. 유가영은 그런 그를 기다렸다는 듯 옆자리를 쏙 차지했다. 다들 못 본 척 딴청을 이어갔다, 의아해하는 남자만 빼고. 불 보듯 뻔한 유가영의 속내를 쑥맥인 강준영은 모르나 보다. 깨작대며 얼마 먹지 않은 그녀 대신 서수연과 다른 이들은 모두 기분 좋은 식사를 마쳤다. 눈에 심지를 켜고 2층으로 올라가는 둘의 뒷모습을 노려보는 유가영. 어찌나 뚫어져라 봤던지 곁에 훌쩍 다가온 할머니를 몰라봤을 정도다. “지금 시간 되니 가영아?” 화들짝 놀란 유가영은 우그러진 표정을 거둬들이고 금세 무해한 미소를 드러냈다. “무슨 일이세요 할머니? 전 괜찮은데 할머니는 쉬셔야 하는 거 아닌지......” 할머니는 더 이상 마음에 없는 웃음마저 짓기 싫으신 모양이다. “그럼 따라와라, 할 얘기 있으니.” 유가영을 데리고 온 곳은 정원의 유리 온실. 한겨울인 바깥 날씨에도 포근함을 유지하는 이 곳에선 사시사철 꽃송이들이 흐드러지게 핀다. 다만 노인네가 어디 좋은 일로 저를 따로 불러냈을까. 유가영에겐 눈을 즐겁게 하는 꽃바다를 마음 놓고 구경할 여력이 없다. “할머니, 무슨 일로 부르셨어요? 별다른 일 없으시면 저 가서 악보 연습도 해야 하거든요.” 바쁜 몸이라 어필하는 건 용건만 말하거나, 아예 불러내지도 말라는 일종의 암시와도 같았다. “학업이 그리도 바쁘다면서 왜 미국엔 안 돌아가고? 국내에 오래 머물러서 좋을 것도 없을 텐데.” 빙빙 돌려 말할 것도 없었다. 유가영을 쫓아내려면 기꺼이 악역을 자처해야겠지. 제 아무리 무던한 서수연일지라도 남편이 딴 여자와 연락을 이어가는 건 보고 싶지 않을 거다. 유가영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할머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저 국내 악단에서 일해 보려고 귀국한 거예요. 그쪽엔 벌써 휴가 신청까지 했는데 호, 혹시 제가 여기 있길 바라지 않으세요? 그럼..... 당장 나갈게요!” 벌써 한 움큼 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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