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02장
“할머니, 무슨 말씀인지 전 정말 모르겠어요!
오빠랑 더 자주 보려고 돌아온 것도 맞지만 제 앞날을 위한 게 더 커요.
홀로 해외 생활만 수년을 했어요, 거긴 한 번도 제 집이었던 적이 없어요.
이 도시에 와야만 비로소 소속감을 느끼거든요.
할머니, 겨우 얼마 없는 제 권리마저 박탈하시게요?”
서운함이 강둑 터지듯 밀려들어 유가영은 눈물을 주룩 흘렸다.
가족도 없이 혼자라는 말에 할머니도 미간을 와락 구겼다.
“그해 일은 우리 집안에서도 늘 너희 언니한테 고마워하고 있어.
다만 진작 말했잖니, 어떤 보답을 바라든 상관없는데 준영이를 혼인으로 엮으려는 생각은 하지 말라고.
그땐 잘만 약속하더니 지금은 왜 돌연 마음이 바뀐 거지?
준영이가 해마다 미국 건너갈 때도 눈 질끈 감고 모른 척한 건 서로 얼굴 붉히기 싫어서다.
굳이 따지면 은인은 너희 언니지 네가 아니잖아.
언니 앞세워서 보답 받으려는 파렴치한 생각은 접어라. 나도, 준영이도 그런 건 딱 질색이니까.”
유가영의 얼굴이 파리하게 질렸다.
제 모든 언동이 한낱 파렴치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니.
“할머니, 절 어떻게 보시는 거예요?
준영 오빠 세 살짜리 애도 아니잖아요. 오빤 저 이해해 주고 제가 어떤 사람인지도 잘 알아요! 게다가......만약에......
저한테 눈곱만큼도 마음이 없었으면 해마다 보러 와주기나 했겠어요?
오빠랑 한참 전부터 알고 지낸 건 저라고요, 저희는 그냥 터놓고 말할 기회가 없었을 뿐이에요......”
김칫국만 들이키는 유가영의 헛소리를 더는 못 들어주겠다.
“둘이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는 거 알아, 그래도 착각은 마렴.
방금 네가 말했다시피 준영이는 세 살짜리 애가 아니야, 진짜 마음이 있었으면 왜 진작 고백을 안 했겠니?
수연이랑 결혼한 지금까지 질질 끌었을까?
가영아, 스스로를 속이는 건 멍청한 행동이야.”
연세가 지긋하지만 할머니의 카리스마는 여전히 유가영보다 한 수 위였다.
말 끝마다 강준영과의 깊은 사이를 들먹이나 정작 유가영은 그걸 자세히 설명하질 못한다, 되려 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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