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93장
할머니는 그제야 서수연이 마음 쓰는 진짜 문제를 알아냈다.
유가영이 이 집에서 지내는 게 아니라 강준영이 제 입장도 고려하지 않고 미리 귀띔해 주지 않은 게 마음에 걸리는 것.
오래도록 이어진 두 사람의 감정과 비교 되어 자신을 잃어갔던 거다.
“수연이 마음 잘 알겠어. 근데 준영이가 미리 말하지 않은 데엔 할머니 책임이 커.
할머니가 대신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될까?
두 사람이 복잡하게 얽힌 사이는 맞아.
한 차례 사고로 가영이 언니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떴어, 그 애가 아니었더라면 지금쯤 준영이는 멀쩡히 우리 앞에 서있지 못했을지도 몰라.
그래서 준영이가 유난히 신경을 쓰는 거야. 가영이 언니가 마지막으로 한 부탁이 동생 잘 챙겨달라는 거였거든.
두 사람 사이엔 아무 일도 없다.
솔직히 둘이 그런 사이었으면 네가 지금 이 자리에 있었겠니?”
손자는 쭈뼛쭈뼛 간만 보는 겁쟁이 녀석이 아니다.
정말 유가영을 좋아했으면 열두 번이고 고백했겠지.
강준영과 유가영이 이런 사이로 얽혀있다는 건 서수연도 처음 알았다.
다만 입가엔 씁쓸한 웃음이 배어나왔다.
진짜 부부라면 할머니의 말에 안심하겠지만 실은 그게 아니잖은가......
그럼 강준영은 왜 애초에 유가영을 택하지 않았을까?
할머니도, 강준영과 오랫동안 알고 지낸 유가영도 그와 서수연 사이엔 낄 틈이 없다 여긴다.
정작 당사자인 둘은 아직도 앞이 뿌옇다, 도통 서로의 마음을 알 수가 없어서.
다만 그 마음이 진심이라면 시간이 모든 걸 증명해 주겠지.
“걱정 마 수연아, 준영이는 너한테 훨씬 더 마음 쓰니까.”
진심으로 건넨 말도 서수연에겐 저를 다독이기 위한 농담으로 들린다.
“할머니, 저랑 준영 씨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이젠 다 큰 어른들인데 저희 일은 저희가 알아서 할 수 있어요.”
할머니가 땅 꺼지듯 한숨을 내뱉었다.
“어떻게 걱정을 안 하니, 그마저도 몇 해나 더 갈지 모르는데.
너희들은 모든 걸 다 안다 여기지만 당사자들이라 모르는 것도 있어.
둘 다 고집도 그리 센데 그거 때문에 오해하고 등질까 봐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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