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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2장

서수연이 낯 간지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할머니, 고생이라뇨. 고생한 건 제가 아니라 준영 씨잖아요. 그새 마른 거 보셨죠.” “수연아, 넌 언제 쯤이면 속으로 끙끙 앓기만 하는 거 그만둘래? 남자들 앞에선 애교도 부리고 약한 척해야 하는 거야, 알아? 준영이는 내 손자니까 내가 누구보다 잘 알아. 수연이 너도 강한 성격이잖니. 가끔은 정말이지 너희 둘 그런 식으로 고집 부려선 안돼. 부드럽게 말하면 서로 얼굴 붉힐 일도 없지 않을까? 너희들 사이에 필요한 건 소통이야. 준영이가 병문안 못 가게 한 것도 다 우릴 위해서라는 거 안다. 그 뒤엔 우리도 두 사람만의 시간을 주려고 굳이 방해하지 않았던 거야.” 서수연이 다소 급하게 대답을 이어갔다. “두 분이 저 보러 오시는 게 방해라뇨. 언제 오셔도 저랑 준영 씨는 두 팔 벌려 환영이죠.” 그건 진심이었다, 두 분의 관심을 흘러넘치도록 받았는데 방해라 여길 리가 있겠나. “진정해 수연아, 네 뜻이 뭔지 잘 알아. 네가 이런 성격인 걸 모르면 우리가 마음 편히 준영이한테 널 맡겼겠어? 오늘 유가영 때문에 또 몰래 상처 받았지?” 그 말에 서수연은 곧장 아랫입술을 꽈악 깨물었다. 할머니 앞에서 비밀 따윈 없다. 할머니는 몇 번의 관찰만으로도 서수연이 유가영으로 인해 속상해 하는 걸 알아챘다. “내가 준영이한테 미리 말하지 말라고 했어.” 강준영이 일부러 숨겼는 줄 알았던 서수연은 다소 놀란 듯 눈을 휘둥그레 떴다. “왜요?” 미리 귀띔이라도 받았으면 마음의 준비라도 했을 텐데.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아, 그때 우린 네 컨디션을 1순위로 생각했어. 가뜩이나 요양 중인데 괜히 걱정만 얹어줄까 봐. 준영이한테 미리 말하라고 했으면 너 진짜 아무 생각 안 했을 자신은 있고?” 할머니는 다 안다는 표정으로 담백하게 미소 지었다. 갑작스런 상황에 놀라긴 해도 가장 기력이 쇠할 때 마음 고생하게 만드는 것보단 나을 거라 생각해서다. “할머니 말씀이 맞아요, 근데 전......” 이기적으로 보이기 싫었다. 저와 강준영 사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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