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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0장

“제가 최대한 조용히 진행하겠습니다.” 검진이라고 하니 강준영 역시 문전박대는 못하겠는 모양이다. 인상을 찌푸리며 혜진을 방에 들인 뒤에야 서수연은 눈을 비비며 깨어난다. “으......” “어머, 수연 씨 깨셨네요. 마침 채혈해 드리러 왔어요. 잠깐이면 되니까 끝나고 다시 선생님이랑 주무세요.” 서수연은 약간 머쓱해진 채 고개를 끄덕이며 침대맡에 떡하니 서 있는 강준영과 눈을 맞추지 못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가 자는 모습만 장장 30분을 넘게 지켜봤다니. 주삿바늘이 들어가니 미간을 와락 구기는 서수연을 보자마자 강준영이 냅다 나섰다. “좀 살살하면 안 됩니까?” 흠칫 놀란 서수연이 혜진과 눈 맞춤을 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살살 하는 건데, 그저 주삿바늘의 감촉에 움찔했을 뿐이거늘. 서수연은 그새 이지러진 강준영의 낯빛을 보고 할 수 없이 입을 열었다. “그렇게 안 아파요, 이 정도면 진짜 살살 하고 있는 거라니까요.” 걱정해서라는 걸 알았던 혜진 역시 크게 개의치 않았다. 둘 사이 훼방꾼이 되기 싫었던 그녀는 후다닥 채혈을 마치고 솜으로 지혈해 준 뒤, 곧장 병실을 떠났다. 그제야 강준영은 곁에 앉아 대신 솜을 눌러주며 팔을 어루만졌다. 어딘가 모르게 정신이 딴 데 팔린 것 같은 모습을 보고 서수연이 나지막이 말을 건넸다. “보기엔 아파 보여도 그냥 모기한테 물린 거나 다름 없어요.” “다름없긴, 이젠 살짝만 다쳐도 맨 먼저 나한테 얘기해야 돼.” “그럴게요, 어젯밤엔 무슨 일 있었어요?” 막 눈을 맞췄던 강준영은 망설이듯 다시 고개를 숙였다. “나 때문에 그래요? 촬영장에서 또 무슨 일 생겼어?” 서수연의 얼굴에 일순 긴장감이 어렸다. 강준영은 그 모습에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저는 병원 침대에 누워있으면서 촬영장 얘기만 나오면 저리도 격동하니 원. “걱정 마, 거긴 아무 일 없어. 널 해치려고 한 용의자를 잡았거든, 그 덕에 단서도 적잖이 알아냈고.” 서수연의 심장도 따라서 철렁 내려앉았다. 지극히 우연한 사고인 줄 알았던 그날 일에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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