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61장
꼼짝 못 하고 붙잡혀 있는 원규민과 마주 앉아 그가 무거운 숨을 내뱉었다.
“이젠 후회돼?”
원규민이 씁쓸하게 웃음을 흘리며 도윤의 눈을 피해 고개를 푹 떨궜다.
“지금 와서 그런 말이 무슨 소용이야? 후회하든 안 하든 엎질러진 물인데.”
무서울 게 없다는 모양새에 프로듀서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게 네 태도야? 아직도 네가 사랑에 헌신한 대단한 놈 같아?”
그가 실금이 간 빨간 눈으로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럼 나더러 뭘 어떻게 하라고! 말해봐!”
강준영은 그들 사이에 얽힌 관계도, 쓸데없는 소리도 듣고 싶지 않다.
“배후가 누구지? 그거라도 말하면 감형 받을 수 있을 텐데.”
시리도록 차가운 그의 음성에 원규민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내 앞에서 머리 굴릴 생각하지 마, 네가 말 안 해도 숨은 그 여자 찾아낼 방법은 수두룩하니까.”
굳이 이름이 드러나지 않아도 그들은 원규민을 미치게 만든 장본인이 강이정이라는 걸 잘 안다.
다만 고집스레 입을 꾹 다물고 있다는 게 문제.
강이정을 위해 그동안 해온 게 얼만데, 이런 순간에 정체를 까밝힌다면 둘 사이엔 영영 가능성이 없어질 거다.
강준영은 이 상황이 탐탁지 않다.
어쩐지, 이리도 나약하고 아둔하니 강이정에게 쉴 새 없이 놀아나지.
그였어도 이런 남자는 조종하기 쉬울 거라 여겼을 정도다.
보상도 줄 필요 없이 제가 알아서 앞장 선다는데 싫다 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
산에 있을 땐 고래고래 다 강이정 탓으로 넘기다 잡히고 나니 사랑꾼이라도 된 듯 입을 꾹 다문 모습은 정말이지 코미디가 따로 없다.
“네가 잡히면 그 여자가 손톱만큼이라도 마음 아파해줄까 봐?”
그럼에도 원규민은 끝까지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욕심이 끝이 없는 강이정에게 원규민 하나 정도 희생하는 건 일도 아닐 텐데.
감정도 없던 그가 사라지는 건 겨우 장애물 하나 없어지는 거나 마찬가지다.
애석하게도 그걸 원규민만 모른다.
그는 강준영이 구슬려도 끝끝내 강이정의 이름을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그래, 끝까지 입 꾹 다물고 있어봐.”
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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