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05장
준영이 형이 미국으로 간 건, 아마 그 여자애를 보기 위함이겠지......
수년이 지난 지금에도 형은 여전히 그녀에게 지극정성이다.
무슨 일로 출국했는지도 몰라 막연하게 묻는 서수연의 모습을 보노라니 단전에서부터 한숨이 흘러나왔다.
“형 아마 지인 만나러 갔을 거야.”
“가영이? 넌 가영이도 알고 있고, 강준영이 그 여자 보러 갔다는 것도 아는 거지?”
무게감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서수연의 가벼운 목소리는 더 있다간 휙 날아갈 것마냥 무기력했다.
“너도 가영이 알아? 맞아, 내 생각은 그래. 형 이번에 가영이 보러 간 것 같은데 걱정은 하지 마. 두 사람 그냥 친구야. 다른 사이로 발전할 거였으면 진작 그랬겠지.”
시한 폭탄같이 터져버린 진실 앞에, 배지성의 위로는 그닥 힘이 되지 못했다.
실망이 물에 젖은 솜처럼 서수연의 온 몸을 짓눌렀다.
세상에 정말 그런 여자가 있구나, 전화 한 통에 산 넘고 물 건너 달려갈 만한 여자가.
하필이면 목에 핏대를 세우며 싸우고 있을 때, 그는 그렇게 미련이라곤 없이 자리를 떴다.
서수연의 안색에 배지성은 자못 후회가 몰려온다......
이럴 줄 알았으면 말도 꺼내지 말았을 걸.
“지성아, 가영이라는 여자 대체 어떤 사람이야?”
서수연이 힘에 부치듯 가냘픈 음성으로 물었다.
직전, 짤막한 통화에서마저도 상대가 다정다감하고 장난기 있는 사람이란 걸 눈치챌 수 있었다.
이젠 당최 어떤 여자길래 강준영이 그토록 아끼는지가 궁금해졌다.
사실 둘 사이의 일에 대해 자세히 아는 사람은 없지만 가영이가 준영에게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것만큼은 다들 잘 안다.
“가영이 만난 적은 얼마 없어, 대신 두 사람 알고 지낸지는 오래야. 엄청 가까운 친구.”
“그래, 그 얘긴 그만하자. 밀크티 고마워.”
막 촬영을 마치고 오르락 내리락하는 심정 탓에 서수연의 체력 소모는 상당했다, 고작 밀크티 한 잔으론 턱도 없을 만큼.
“좋아하면 다음에 또 사올게.”
망설이나 싶었지만 결국 서수연은 거절하는 쪽을 택했다.
“돈 너무 많이 들잖아, 이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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