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03장
“어제 그 이가 잘못했다는 건 아는데, 그래도 나한테 손찌검할 사람 아니라는 사실은 변함 없어요.”
고개를 푹 숙인 서수연의 얼굴은 벌써 눈에 띄게 우그러져 있었다.
“아직도 어제 일 때문에 속상해요? 아니면 내가 직접 강준영 씨 앞에서 얘기할게요.”
“괜찮아요, 그럴 필요 없어요. 벌써 집안 어르신들한테 말씀 드렸거든요.”
“어르신들이요?”
강씨 집안 두 어르신들은 젊은 시절 업계를 주름 잡으며 최강 부부라 불릴 정도였다, 오죽하면 지금에까지 명성이 자자하실까.
서수연이 이토록 울적한 이유도 알 것만 같다.
그런 두 분마저 저를 믿어주는 상황에, 정작 강준영은 씩씩대며 달려와 주먹이나 휘둘렀으니.
주위를 빙 둘러본 이인호가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곤 서수연의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
“수연 씨, 솔직하게 말해요. 강준영이랑 결혼한 거 수연 씨 의지 맞아요?”
서수연은 거의 반사적으로 목청을 높였다.
“그럼요! 내 의지가 아닐 리 없잖아요! 크흠, 인호 씨가 드라마를 많이 봤네.”
다소 오버스러운 표정으로 대단한 농담이라도 들은 것마냥 손을 휘젓는 서수연과 달리 이인호는 쉽사리 웃질 못했다.
“그렇다기엔 둘이 있을 때, 수연 씨에 대한 그 사람의 존중을 못 알아보겠던데.”
조곤조곤 팩트만 나열하는 이인호로 인해 결국 서수연은 낯빛이 굳어내린다.
그녀가 경련하듯 입꼬리를 들어 올리려 애썼다.
“저기요 인호 씨, 그 사람 강준영이에요. 결혼하려는 여자들이 줄을 섰다고요, 내 의지가 아닐 리가 있겠어요? 너무 앞서갔네......”
가지런한 이 사이로 힘겹게 뱉어내는 그 웃음에 이인호도 가슴이 저릿해났다.
제 의지가 아닌들 또 어떡하랴.
강준영과 결혼하는 이는, 그게 누구든 등쳐먹는 여자가 될 게 뻔하겠지.
“말하기 싫으면 안 말해도 돼요! 우리 대본 얘기나 하자고요!”
그제야 비로소 흥미를 가지는 서수연이었다.
평소 그녀 역시 다른 배우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한다.
배역에 대한 이해가 각기 달라, 저만의 상상에만 치우쳤다간 단편적인 모습밖에 연출해내지 못해서다.
여러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