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02장
“컷——너무 좋다.
주연들, 고생했고 쉬어. 이번엔 조연 촬영 가자.”
도 감독의 영화엔 또 다른 특징이 있다.
주연이라고 해서 분량이 가장 많은 게 아니라는 것.
따라서 조연의 분량이 주연과 비등한 경우도 종종 있다.
그건 배우들이 도 감독의 영화를 겁내면서도 애정을 품게 되는 또 하나의 이유다.
그의 영화에 출현해 연기력을 인정 받는다는 건 곧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된다는 뜻이기에.
다만 명색이 주인공인데 조연보다도 분량이 덜하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여러 배우들은 결국 자존심을 내려놓지 못해 도윤의 작품을 거절하기도 한다.
그 전에, 그 역시 아무나 고르는 사람은 아니다.
도 감독도 그들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는다, 실로 누군가에게선 역동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그거야말로 가장 중요한 포인트.
스크린에 설 배우들에게 교과서를 읽는 듯한 틀에 박힌 연기는 절대 금지다.
드라마야 대충 봐 넘기면 되겠지만 극장 스크린에선 그 흠이 자못 선명해진다.
도윤이 가장 용납 못하는 것도 바로 심혈을 기울인 대본을 통나무같은 배우에게 건네는 거다.
전향한 배우들 중, 이인호는 매우 잘된 케이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군다나 서수연이 이끌어 준 덕에 그의 감정선은 갈수록 데이비드라는 캐릭터에 잘 스며들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서수연은 업계에서 천 년에 한번 나올 법한 귀한 진주다.
아직까지도 도윤은, 그날 오디션을 보러 오라며 서수연을 다그쳤던 자신이 기특하다.
여러 번의 촬영을 마친 지금엔 서수연이야말로 그가 원하던 주인공 담이라는 확신이 강하게 들었다.
별일 없을 때를 틈 타 서수연은 잽싸게 이인호를 한쪽으로 끌고 왔다.
“괜찮아요? 어젠 급히 가느라 상태 어떤지 보지도 못했어요, 정말 미안해요.”
함께 연기할 땐 아픈 걸 참는다거나 하는 이인호의 모습을 보지 못했지만, 어제 강준영이 분에 겨워 휘둘렀던 주먹은 어지간히 넘어갈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다 외상이 아니기라도 하면 골치 아파질 텐데.
이인호가 막 손을 내저었다.
“날 너무 약하게 본다 수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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