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01장
애석하게도 서수연은 곧장 도 감독에게 불려갔다, 마음을 가다듬고 촬영에 몰입할 준비도 하지 못한 채.
“대본 수정된 거 봤어? 다 외웠겠지?”
감독은 쫓기듯 허겁지겁 앞으로 걸어가는 와중에도 서수연에게 물었다.
사실 다 알면서도 넌지시 던진 질문이었다.
촬영장에 있는 배우들을 통틀어 서수연만큼 기억력 좋은 사람은 눈 씻고도 찾아볼 수 없었으니까.
마치 연기를 위해 태어났달까, 대본을 받아쥐는 찰나가 곧 서수연이 대사를 머릿속에 익히는 순간이다.
이 정도 스킬은 연기 경력 수십 년인 대배우들마저도 쉽지 않을 터.
결국 돌고 돌아도 결론은 하나, 연기는 재능이다.
서수연같이 하늘이 등 떠밀어 보낼 정도라면 그만두려 해도 안될 거다.
“네, 감독님. 다 외웠죠.”
“인호는 벌써 10분 전에 와서 환복했어. 소품팀, 얼른 수연이 환복시켜줘, 곧 일출이다——”
서수연이 귀를 쫑긋 세웠다.
이인호가 벌써? 어제 다치지 않았었던가?
그 정도면 하루 쉬는 게 나을 텐데.
다소 불안한 마음을 안고 탈의실로 건너갔다.
알다시피 도윤은 그래픽보다 실사를 고집하는 사람이다.
당시, 무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스태프들을 이끌고 전국 20여 개의 도시를 동분서주하며 촬영본을 딴 그에게 일출이 고작 뭐겠나.
그는 아직까지도 시대를 앞선 인공 그래픽보다 자연 경관이 가져다 주는 진실된 색채와 온도를 선호한다.
두 주인공들이 때맞춰 와준 덕에 마침 일출을 배경 삼아 촬영 준비를 끝낼 수 있었다.
이건 주인공 두 사람의 감정이 깊어지는 씬이기도 하다.
도윤은 시나리오에만 얽매여 순서대로 촬영을 하는 게 아닌 상황에 따르는 편이다.
즉, 직전까지 오열씬을 촬영하다 일순 코미디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것.
이거야말로 그와 영화 촬영을 함께 하는 배우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다.
달리 말하면 그게 바로 그들이 연기력 하나로 대중의 인정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사이, 환복을 마친 서수연은 감독의 ‘액션’ 사인과 함께 촬영에 몰입한다.
“데이비드, 여긴 내가 제일 사랑하는, 나만의 바다야. 아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