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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8장

할아버지가 미간에 힘을 딱 줬다. “준영이가 같이 갔는데도 그것들이 감히 널 건드려? 우리 집안이 안중에도 없는 거네! 기다려라, 내가 직접 네 할머니랑 같이 가서 으름장을 놔야겠어!” 갈수록 격분하는 할아버지를 할머니가 휙 째려봤다. “여기 법치 국가야, 으름장 좀 놓는다고 뭐가 달라져? 다들 수연이 무서워해봤자 무슨 소용이야? 중요한 건 그 마음부터 얻는 거지. 이런 일 생길 때 수연이 믿고 수연이 편 들어줄 수 있도록.” 할머니의 말에 서수연도 마음 속에 있는 의혹들을 꺼냈다. “이번엔 다들 절 믿지 않는 눈치였어요. 준영 씨가 그러는데 믿어주는 사람이 있더라도 감히 나서서 제 편을 들어주지 못했을 거래요. 그걸 아는데도 속상하더라고요, 할머니, 제가 부족해서일까요? 어떻게 해야 다들 절 믿고 제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까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순진한 서수연의 질문에 한숨을 쉬었다. 부족해서가 아니라 여주인공 캐스팅부터 강준영의 도움까지, 너무도 순조로운 코스를 밟고 있는 게 그들의 질투를 자아냈을 뿐이다. “수연아, 넌 충분히 잘하고 있어. 완벽해 보이려고 하면 갈수록 그 사람들 요구만 높아질 거야. 누구한데든 다 잘 보일 필요는 없어. 어차피 이번 작품 끝나면 뿔뿔이 흩어질 사람들이잖니. 그 뒤엔 아마 평생 안 볼 수도 있어. 스쳐지나가는 사람한테 연연할 필요 없다, 네 인생의 주인공은 수연이 너 자신이야.” 가슴팍을 콕콕 찌르는 할머니 때문에 서수연이 거기를 움켜쥐었다. 인생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다. 깊은 생각에 빠진 서수연을 보며 할머니는 마음이 아플 뿐이다. 남들 시선에 신경 쓰다 자신을 잃어가는 게 아닌지. “그래서 준영이는 어디 갔어? 왜 해결을 안 해준다니?” 경찰 조사라면 이것저것 절차도 많고 한참이나 거릴 텐데. 할아버지의 질문에 그제야 서수연은 강준영을 포장해줘야한다는 걸 떠올렸다. “아아, 점심 먹고 회사 갔어요. 성훈 씨가 급한 일 생겼다고 해서요!” 두 분 모두 못마땅하신 표정이다. 다른 집은 자식들이 일을 안 해서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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