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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9장

강준영이 손을 휘휘 저으며 말했다. “같은 거로 할게요.” 그 말에 임지혜는 싱글벙글 웃으며 다급히 웨이터를 불러세웠다. “파스타 하나는 샐러리 빼주세요.” “네, 그럼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당연하게도 둘을 커플로 여기고 있는 웨이터 때문에 임지혜는 더욱 입꼬리를 주체하지 못했다. 무사히 주문까지 마친 뒤에야 임지혜는 강준영이 정말 먼저 점심 식사 약속을 잡았다는 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역시나 이 남자도 매력 앞에 굴복해 버린 건가. 쌀쌀맞은 남자면 또 어때서? 임지혜가 손만 까딱이면 못 가질 남자는 없다. “너......너 오늘은 왜 갑자기 같이 점심 먹자고 했어?” 임지혜는 발그스레해진 얼굴로 강준영과 눈도 못 마주치고 몸을 배배 꼬았다. 강준영은 여전히 무뚝뚝한 얼굴을 하고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며 뭔가 생각에 잠겨있는 듯했다. “그게 이상해? 우리 같이 밥 안 먹은지 오래 됐잖아.” 그동안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니면 서수연과만 외식을 하는 게 다였다. 불필요한 술자리엔 벌써 참석하지 않은지도 오래. “그러게! 근데 회사일도 바빠서 내가 약속 잡으려고 할 땐 성훈 씨가 다 안 된다던데!” 임지혜가 그 틈을 타 성훈의 험담을 늘어놨다. 강준영이 고고하게 구는 건 그렇다 쳐도 일개 비서 따위가 어디서 잘난 척인지. 늘 그런 식이다. 임지혜가 강준영의 스케줄을 확인하려고만 하면 성훈은 이런저런 구실을 대가며 강준영이 정말 바빠 약속을 못 잡는다는 걸 증명해 보이곤 했다. 성훈은 아마 꿈에도 모를 거다. 누군가 알게 모르게 자신을 블랙 리스트에 올려버렸다는 걸. 강준영과 밥 한끼 먹으려는 사람들은 줄을 섰다. 그걸 일일이 거절해왔던 성훈이었기에 임지혜의 약속을 거절하는 것도 당연했지. 게다가 도련님이 사모님을 뺀 다른 여자들과의 약속은 바로 거절하라고고 지시하셨다. 직속 비서 일이라는 게 사장을 대신해 모든 골칫 거리들을 해결하는 게 아닌가. “나 바빠.” 강준영이 덤덤하게 세 글자를 내뱉었다. “그래......그래도 오늘은 나랑 왔으니까 남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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